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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성공 스토리 - 여성 1인 지식기업가 9명의
수희향 지음 / 북포스 / 2015년 4월
평점 :
여성 1인 지식기업가 9명의 홀로서기 성공스토리.. 제목만 봤을 때는 고개를 살며시 갸우뚱했습니다. 남성도 아닌 여성이 그냥 커리어우먼도 아니고 1인 지식기업가라면 정말 대단한 소수의 몇명 이야기일듯 싶고,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아닐까 싶더라고요. 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역경을 딛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궁금하여 이 책의 책장을 열었습니다.

1인 지식기업가라는 용어는 '내 이름을 걸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 먹고 사는 사람'을 뜻한다고 하네요. 여기에 '여성'이라는 말 하나 붙였을 뿐인데 제목을 보고 잠시 머뭇거렸던 저도 알고보면 구태의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이 책을 여러 엄마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실 1인 지식기업가라는 말은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답니다. 어쩌면 직장은 다니지 않지만 내가 곧 브랜드이고 자신의 능력을 무형 자산으로 잘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많은 블로거 엄마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1인 지식기업가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의 저자는 이미 이 책과 비슷한 책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는 법 : 1인 지식사업가 9명의 홀로서기 성공스토리>라는 책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이는 남성 1인 지식기업가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제가 읽은 <여성 1인 지식기업가 9명의 홀로서기 성공스토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는 법>을 이미 읽으신 분들은 같은 1인 지식사업가라 해도 남성들과 여성들에서 보여지는 각각의 특징과 아울러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느껴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아마도 전편을 쓰면서 책을 쓰는 작업이 매우 재미있었던 듯 싶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바로 여성편이 이렇게 빨리 출간되었을리가 없겠지요.
여성 1인 지식기업가들과 여성 1인 지식기업가들의 비교에 대해 간단히 언급합니다. 그녀는 남성과 달리 여성이 경우 대부분 이미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하네요. 삼십대 중반 이후 여성들은 사회적, 생물학적으로 커리어와 관련하여 선택의 폭, 사다리 오르기에서 남성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여성들은 일찌감치 살 길을 모색하여 비교적 이른 나이에 '자발적 프리랜서'의 길을 간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조직에서 버틸때까지 버틴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게다가 앞으로는 1인 지식기업가가 선택이 아닌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하네요. 이와 더불어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미래 사회는 감성 시대이고 우뇌형 인간이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남성보다는 여성이 감성이 뛰어나고 우뇌가 발달한 경우가 많지 않나 싶어요.
1인 지식기업가들의 공통점은, 결혼은 물론이고 육아도 이제 선택사항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유부녀 아니면 싱글이었으나, 이제는 결혼 후에도 자녀를 두지 않거나, 한명만 두는 시대가 왔고, 육아 자체도 선택이 되었다는 점이지요. 예전에 남편만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만 하던 시대는 엄마들은 자신의 인생보다는 자녀 양육과 교육을 매우 중요시해 왔습니다. 지금 엄마들도 아무리 직장이 있어도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제는 자식은 자식이고 내 인생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제적인 이유와 맞물려 엄마들은 자기계발, 자아성취감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절실히 깨닫고 있는 것이죠. 아무리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온다해도 요즘 아내들은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어합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현상은 그리 쉽게 바뀌기 어려울 듯 합니다.
이 책은 9명의 인터뷰를 9장으로 (1인당 1장) 엮었습니다. 변신의 힘, 선택의 힘, 용기의 힘, 신념의 힘, 경험의 힘, 현실의 힘, 집중의 힘, 저력의 힘, 전략의 힘.. 이런 다양한 힘을 지닌 여성들의 인터뷰인데요. 특이한 것은 9장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넣었습니다. 이 책은 수희향씨 혼자 쓴 것은 아니고 연구소(1인회사연구소) 직원들과 공저인 듯 싶었어요. 그러니 9장은 실제로 본인이 직접 썼다기보다는 남이 쓴 것을 검수했으리라 봅니다. 각 장은 인터뷰 형식이기 때문에 잡지를 읽듯 쉽게 읽힙니다. 그리고 1인 지식 기업가로 가는 실행로드맵 검검이라는 필터링 도구로 다시 한번 그 인물에 대해 재조명을 해보더라구요.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3장 김부연씨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통계청에서 20년 근무하다가 2013년 수선재북스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서울시 장년창업센터 입주라는 용기를 냅니다. 그녀는 철밥통을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현재 명상 서적 전문 출판사 수선재북스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9인은 임회선씨(숲으로 간 물고기), 이길수씨(CFP), 김부연씨(수선재북스), 이선영씨(이솝가든), 노승연씨(RC콘텐츠), 문윤정씨(여행작가), 함혜숙씨(더라인 미디어), 이미리씨(디자이너), 수희향씨(1인회사연구소)입니다. 사실 여성 1인 지식기업가가 이 9명 뿐만 있겠냐만은 인터뷰에 적합하고 가능한 사람들의 집합이겠지요. 어쨌든 그들 모두 각자의 성격, 관심분야 등에서 같지는 않으나 그들이 지닌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서는 그들의 공통점을 세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보았네요.
남성 1인 지식기업가들은 보통 4가지를 강조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일을 할 것, 로드맵을 기획할 것, 실행할 것, 멘토를 갖출 것.. 저는 이 네가지 중에 첫번째와 네번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획과 실행은 그 일을 좋아하고 방향을 제시해 줄 멘토가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는 남성 1인지식기업가들과 여성 1인 지식기업가들의 차이로, 세가지를 뽑았습니다.(사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남성과의 차이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만) 첫째, 여성들은 이미 1인 지식기업가였고, 둘째, 결혼에 이어 출산, 육아가 이제는 선택이 되었다는 점, 셋째, 여성들은 남성보다 선택하고 집중을 더 잘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경우 직장에서 여성이 애를 낳고 키우면서 남성과의 경쟁(자리싸움)에서 불리하기에, 일찌감치 프리랜서나 제2의 직업을 선택한다는 점인데요.. 이 책에 나오는 9명의 지식기업가처럼 되면 정말 좋겠지만, 작은 규모로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자 이 책이 나왔다고 하니, 여성기업가가 한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지은이가 남성편에 이어서 여성편을 내놓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왜 이런 책을 썼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2012년 <1인 회사>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하고, '1인 지식기업가로의 아홉가지 로드맵'을 만들었다는데, 왜 이런 작업을 하고 있을까요? 사회는 변하여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을 고려하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그 길을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말 빠른 시일 내에 1인 지식기업가가 아주 많아질지는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고, 지금의 직장만으로는 평생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철밥통 직장도 이제는 더이상 철밥통인 시대가 아니니, 설령 그렇다해도 내 인생에서 더 행복하고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자세는 잃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