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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면 유대인처럼
박기현 지음 / 원앤원에듀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아마 전세계적으로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민족이 유대인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스라엘이나 유대인들의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저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이 좀 쓰는 것 같더라구요.) 적어도 유대인들이 이룬 교육적인 성과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버지라면 유대인처럼’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유대인들의 아버지는 어떻게 자녀를 교육하는 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특히 이 책은 가정교육에서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강조하는 책이에요.
“우리나라 아버지는 죽어 있는가? 살아 있는가?”
이 책의 서문은 어느 강연자의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가정교육에서 아버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기를 주문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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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모두 5장에 38꼭지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5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자녀교육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
2장 가족 모두가 아버지만의 권위를 존중한다
3장 유대인답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알려준다
4장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며 가르친다
5장 자녀교육의 첫 장은 신앙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1장에서는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유대인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고요,
2장에서는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가정 내에서 모두 존중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에요.
그리고 3장, 4장, 5장에서는 그 아버지가 어떤 내용을 토대로 가르치는 지가 나와 있네요.
정리하면 유대인들은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며, 가정 내에서 아버지만의 역할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존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아버지는 유대인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들을 자녀들에게 몸소 보여주기도 하고, 가르쳐주기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과거 3대가 같이 한 집에 살았던 시대에는 밥상머리 교육이 살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버지와 자녀 간에 대화 시간이 매우 줄어들고, 심지어는 전혀 대화가 없다는 비율도 6.8%나 된다고 하네요.(저자는 설문을 하니까 6.8%나 되는 것이지,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겠지요. 그러면서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돈 벌어오는 사람의 역할만 수행한다는 것이지요.
읽으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 중에 하나는 3장의 첫 꼭지입니다.
제목이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 이라고 되어 있네요. 거기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학교에 다녀온 자녀에게 우리나라 아버지들 대부분은 이렇게 묻는다.
“학교에서 별일 없었니?”
그러면 곁에 있던 어머니도 끼어들어 이렇게 묻는다.
“오늘 선생님 말씀은 잘 들었니?”
그렇다면 유대인 부모들은 어떨까? 유대인 부모는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오늘 선생님께 뭘 질문했니?”
이 간단하지만 극명한 문화적 차이가 오늘의 한국과 이스라엘의 차이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말 유대인들이 저렇게 아이들에게 묻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례는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질문하는 방식이 매우 서툰 것도 사실이구요. 이전에 제가 포스팅했던 책인 ‘공부하는 인간’의 내용과도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아버지로서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아이가 질문을 잘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이끌어내는 유대인들의 아버지를 보면서 왕공이 아빠도 이제는 이러한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훈련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는 이미 늦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더 늦어지지 않을테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유대인도 우리의 전통사회 못지 않게 엄격한 교육을 받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대화, 토론, 질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처럼 억압적이라는 느낌이 훨씬 덜 한 것 같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버지의 역할과 권위를 인정해주는 것처럼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유대인 교육이 아닌가 하네요.
사실 동양이나 서양이나 교육의 기본 원리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교육에 참여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각자의 역할과 권위를 존중하며, 사회 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아이들에게 잘 설명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교육의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닌가 합니다. 문제는 그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왕공이를 좋은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 왕공이 아빠의 역할은 무엇이며, 저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왕공이에게 무엇을 알려주어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왕공이 아빠 책상에 올려놓을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