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의 기술
빌헬름 슈미트 지음, 장영태 옮김 / 책세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독서모임 아그레아블의 지정도서로 알게 된 책이다.

오랜 기간동안 강신주-<철학vs철학> 도서로 모임주제를 이어갔기에 새로운 도서로 다른 방향점이나 생각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우선 표지가 나무그림으로 되어 있어 맘에 들었다.

생각의 뿌리로부터 피어나는 가지와 꽃, 잎들이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외관의 모습과 닮아 있다 여겨져 평소 나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목차 역시 흥미로운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체적 삶, 습관의 그물짜기, 고통.. 죽음.. 삶의 기술 등 평소 고민하던 키워드!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건 챕터 당 시간을 충분히 두고 읽을 것.. 문장 구조와 단어 사용이 읽음과 동시 이해되지 않는다.

저자의 불친절함과 나의 무지함이 결합되어 한동안 책읽기에 정체를 이루기도 했지만..

주제와 키워드 자체에서 오는 힘은 있었다.  책의 제목처럼 철학이 어떻게 삶이 되는지 나의 삶 속에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의 상태에서 크게 와 닿았던 챕터는 9. 시도하며 살아가기 부분이다.

이미 생각한 것과 다르게 살아보려는 시도, 사고와 실존의 행복한 탈선!

일상 속에서 해야 하는 리스트들을 나열하기 바빴던 일정에서 과감히 시간을 비우고 여행을 떠났다.

철저히 목표지향적인 나의 성격으로 볼 때 이것은 엄격한 일탈이다.  여기에 좀 더 일탈성을 부여해보자면,

함께가 아닌 혼자하는 여행을 즐겨보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 별 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시도가 현재 삶의 태도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혼자여서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들... 내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무수한 경우의 수가 열려 있고

모든 선택의 중심에는 주체적인 자아만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타자로부터의 일탈이라고도 하겠다.

시간의 쓰임이 나에게로 집중될 때, 탐험능력에 가속도가 붙는다. 동시에 행복하다.

좋으면 좋은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이를 표현하며 그간의 규정지었던 나의 틀을 무너뜨려본다.

자유로운 정신이 된다는 것을 혼자하는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니.. 왜 이제야 알게 되었나 한탄스러울 정도다.

어쨌든 최근 자아를 만끽할 수 있었던 여행은 내게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보자는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

동시에 일상으로의 복귀는 향후 목표에 더욱 강력한 확신을 주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성취했다는 기쁨이 더해져서 일까..

여행이라는 습관을 들여야 겠다. 긍정에너지를 실어다주는 여행의 활력을 삶의 부분으로 정돈시킨다면

자아의 뿌리를 보다 단단하게 자리잡을 수 있겠다. 4. 습관의 그물짜기 챕터 역시 이번 경험과 맞물리게 되어 인상깊었다.

그리고 여행과 별개로 집중되었던 챕터가 있다! 

9. 죽음을 동반하는 삶에 대하여.  

매순간 습관처럼 질문과 느낌표를 던지곤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내가 살아있다니!'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느낌표를 붙인다는 것은 내 본질이 죽음에 있기 때문인 걸까..  

깊은 수면속에서 짧은 죽음을 하루주기로 체험하는 인간에게 죽음이란 늘 가까이 있기도 한 것이다.

그치만 아직까지 나에게 죽음이란 것은 두려움의 개념이다.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라 하겠다.

때문에 어릴때 부터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다.  이해하고 나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일까.

죽음이란 것도 상대적인게 타자에게는 나라는 자아가 사라지는 것이고, 나에게는 시공간과 타자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유'이기에 개념지을 수 있는 '나'라는 자아가 '무'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것.. 이를 명백히 증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영역은 '유'의 시공간이다.

사후세계를 규정짓기 보다는 남아 있는 삶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헤맨다. 

이 부분이 죽음을 인지하며 살아가는 데에 삶을 선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다.

유의 존재로서 추구하는 것을 보다 명료하게 해주는 개념, 죽음...

휴,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전체적인 평으로는 챕터마다 사유의 연결고리가 있어 나의 삶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지침서 같았다.

키워드의 매력에 비해 문장구사력은 다소 아쉽고 난해했지만,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책에 대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좀 더 내용의 깊이를 풍성하게 만든 것 같다.

개인 스스로의 주체성도 중요하지만 타자간의 소통으로 이루어지는 나의 주관도 체크할 수 있어 좋았던 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세계문학의 숲 47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건의 발단은 지킬박사가 선과 악을 분리시키는 약품을 개발했다는 데에서

시작하게 된다.

사뭇 비현실적인 소재의 이 이야기가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이유는

인간 내면의 진리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순간에 집착이라는 가속도가 생기그  힘이 강해질수록 통제되기 어렵다 

문제는 방향성인데, 인간 존재의 특성이  선과 악의 기로에서 절대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쩌면 신의 영역과도 같은 절대성의 개념에 도달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지킬박사의 이상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때문에 이 비극적 결말에는 독자의 절망도 함께 실릴 수 있는 것이다.

 

나의 하루, 오늘이 더할 새 없이 행복했다면 내일의 하루도 같을 수 있을까..

하는 데에서 오는 불안감. 집착을 낳는다.

결국 그 불안감의 가속도로 나의 내일은 어두워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어두워 지더라도 최악은 아니다. 절망을 느꼈다면 내일의 기대는 또 다시 달라질 수 있으니까.

상황에  따라 어떠한 주기의 파동이 치듯 마음상태가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현상,

이게 무엇인지 왜 그러한지의 정의로 이해할 수 없지만 알고는 있다.

우리 안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가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

이는 분명 존재한다.

 

 

---------------------------------------------------------------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월드투어 후기

책에서 느꼈던 인물들의 내면을 보다 마음 속 깊이 자리잡도록 녹여낸 작품이다. 

배우들의 폭발적 성량에 마냥 압도되는 무대였고 그 중에서도 책에는 나오지 않는 등장인물인

루시의 무대... 쇳소리가 섞인 섹시함을 견비한 목소리로 바닥끝에서 치고 올라오는 울림통을 지녔다.

No on e knows who I am(Lucy Harris) - Linda Edar 도입부 노래, 강렬했다.

Confrontation(Jekyll,Hyde) - Robert Cuccioli 클라이맥스 노래,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한 배우가 내는 이중적 목소리와 내면연기에 빠져들 수 있다. 책에서 느낄 수 없던 소름의 향연을 즐길 수 있음.


----------------------------------------------------------------


전체적으로 책을 보고 난 후, 뮤지컬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내 머릿속 그림에 교차와 반전을 이루며 감상적으로 비어있던 부분을

서로 채워주는 콜라보의 느낌이랄까,,

 

시공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한줄평/

"인간내면의 실체를 다루는 필수적 소장가치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