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출간 20주년 기념판) - 아동용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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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을 때부터 아이에게 읽어 주고 싶은 '내 마음대로 도서목록'을 적어놓고 있었던 예비 엄마였답니다. 그 도서목록에 있던 <마당을 나온 암탉>. 그런데 아이가 어릴 때 읽어 주기에는 불쑥불쑥 나오는 낯선 낱말과 큰 볼륨에 좀더 크면 읽어 줘야지 하면서 뒤로 미루고 있었는데, 어느새 출간된 지 20주년이 되었고 아이는 11세가 되었네요. 드디어 아이와 함께 읽기 딱 좋은 시절을 만나 읽으면서 아이를 안아주고 어떤 대목에서는 아이 이름을 넣어 주니 더욱 몰입하면서 듣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잎싹이의 꿈을 응원하며 결국 자기 의지로 아름다운 희생을 택한 모습에서 한참을 숨죽이며 멍하니 있던 아이의 모습에서 또 커가는구나 싶더군요. 아이는 이야기의 끝을 이어 초록머리와 족제비의 이야기를 지어 보며 자기 나름대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것 같았어요. 좋은 책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 받기 마련인데 <마당이 나온 암탉>이 그런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 맞서는 용기만 있으면 우리를 절대로 못 건드려!

헛간의 암탉과는 다른 것 같아. 훨씬 당당해진 것 같고, 우아하고. 참 이상도 하지. 깃털이 숭숭 빠졌는데도 그렇게 보이다니!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어.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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