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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 공황과 번영, 불황 그리고 제4의 시대
로버트 라이시 지음, 박슬라.안진환 옮김 / 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물론, 여전히 살얼음판인 상태이긴 하지만
큰 고비는 넘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대한민국에선 어느덧 코스피 지수는 2000을 돌파했고
수출 또한 매우 잘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여전히 힘든가?
그렇게 벌어들인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왜 우리들 주머니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가?
한 마디로 정리해
"이게 다 그놈들 때문이다."
냉정하게 보자.
우리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관심이 없던 것도 잘못이고
내 집값만 더 올랐으면 하는 생각도 잘못이고
나만 일단 살고보자는 생각도 잘못이다.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소득의 재분배에 실패했고, 여전히 그러하기 때문이다.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에서 이는 '기본적 합의'라는 말로 설명되는데
상류층은 조금 덜 가져가고 그 만큼을 중류층과 극빈층이 가져가게 된다면
사회는 잘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상류층이 불만을 가지지 않겠냐고?
아니다.
중류층 이하의 소비자는 모두 상류층의 이익을 위한 소비자가 된다.
다시 말해,
중류층 이하의 소비자가 열심히 구매를 일삼을수록
상류층의 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조금 덜 가져갈뿐
시간이 지날수록 상류층에게도 장기적인 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소득의 재분배의 이상적인 모습이며,
'기본적 합의'가 잘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럼 모두가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그 '기본적 합의'는 왜 깨졌을까?
근본적인 원인은 탐욕 때문이다.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인간은 매우 비이성적이다.
소득이 많을수록 행복의 수치가 큰 건 아니다.
이미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저, 더 많이 가지고 싶을 뿐이다.
인간은 획득을 통한 기쁨보다, 상실을 통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상류층은 더 많이 가지고, 자신의 것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졌다.
그들은 중류층 이하의 이익을 빼앗아갔고
권력을 돈으로 매수하여 자신의 이익을 더 늘이는데 종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그 결과가, 모두를 파멸로 이끈 1929년 시작된 대공황이었고,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불어닥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였다.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의 저자는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정치와 결탁한 경제의 모습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기본 합의'를 위한 9개의 방안을 제시한다.
미국의 상황에 국한되는 얘기라고 해도, 매우 이상적인 제안들이라
실제 이 방안들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재밌게도 저자는 방안 제시 후, 공존을 위한 합의가
긍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는 말을 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이 말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단순히 미래를 긍정으로 바로보는 것이라고 하기에
합의 실패시 닥칠 경제 상황은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역사적으로 시계추처럼 움직였던(책에서는 나선형 방향이라고 한다지만)
경제를 영영 볼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합의 실패는 곧 시계추의 부러짐과 같다.
그래서 나 또한 그들을 믿고 우리를 믿는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