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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평점 :
학생때 딱히 싫어하는 과목은 없었지만 유난히 약한 분야가 있었다면, 바로 역사였다.
수많은 숫자들과 함께 그저 달달 외우기만 했던 것들이 재미있을리가 없었다.
오로지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외우고, 그리고는 곧 잊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뮤지컬 관극을 취미로 삼고 수많은 뮤지컬을 보다보니 내가 의외로 실제 일어난 사건과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는걸 깨달았다.
뮤지컬을 보고오면 늘 그 인물에 대해 검색해보고 그와 관련된 책을 일고 그 사건에 대해 알아보며 재미를 찾아갔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너무나도 흥미로운 책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책의 광고를 보게 되었다.
나치 수용소에서 곧 아들과 함께 가스실로 가게 되는 어머니가 남편에게 쓴 편지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감히 상상할수도 없는 그 상황에서 어떤 편지를 썼을지가 궁금해졌다.
그 부분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들을 혼자 가스실에 가게 할 수 없어서 함께가기로 한 엄마의 마음. 그리고 남편에게 마지막 편지를 쓸때는 어떤마음이었을지 정말 상상할수가 없는데 책에 실린 편지를 보면 상당히 담담하게 글을 이어나가고 있어서 더 눈물이 났다.
남겨진 남편과 남겨진 다른 아들의 살아갈 날을 걱정하고 격려하는 그 마음이 이해갈듯도 했다.
이런 수 많은 사건 속 수 많은 인물들의 편지들이 책속에 총 129통이 실려있다.
한가지 안타까운것은 역사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르는 인물들의 이름이 종종 있다는것이었다.
아무래도 익히 알고있던 인물들의 편지가 훨씬 흥미로울수 밖에 없으니.
그 수 많은 편지들은 각각의 주제별로 나뉘어있는데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피,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로 나뉘어있다.
같은 주제로 쓰인 편지지만 각각의 편지들이 또 다 다르기에 비교해보는 재미도있었다.
편지라는것이 아무래도 매우 사적인 글이기에 평소 알고있던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독재자 스탈린이 사랑을 말하는 편지와 딸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 그저 평범한 남자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과도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어느새 자연스레 편지가 사라져가고있는 이 시대가 안타까웠다.
우리도 이렇게 역사속에 남을 사람들일수도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편지 한 통씩 써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