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2 - 황금빛 눈동자 2, 나의 뱀파이어 연인 I 트와일라잇 6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조각처럼 잘생긴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와 분명 온 학교의 남학생이 추근덕거릴만큼 예쁘지만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는 듯한 이사벨라.

100년 가까이 살면서도 사랑한 번 못해봐 감정 표현이 서툰 에드워드와 17살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에 둘의 존재론적 갈등이 가미된 아주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분명히 아름답고도 위험한 유혹을 지닌 뱀파이어 소설물이지만 다른 소설과 특별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면 이 두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대립에 이야기가 집중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학온 첫날 벨라를 대하는 에드워드의 적대적인 태도, 그러나 다음에 보았을 때는 다정하게 말을 걸고, 벨라를 위험에서 구해주었지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봐 또다시 냉랭한 태도를 취하는 에드워드. 그러나 벨라가 몇명의 남학생으로부터 대쉬를 받자 또다시 변하는 에드워드의 태도. 이런 둘의 밀고 당기는 애정행렬이 정말 뱀파이어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달콤하고 나도 모르게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했다.

벨라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소설은 마치 에드워드라는 인물이 바로 내 앞에 있는 것 처럼 그의 눈빛, 턱의 근육, 손짓 하나하나의 묘사를 아주 자세하게 해 준다. 그 덕분에 책을 읽고 있는 나도 계속해서 씨익 씨익 웃게 되면서 "그래 나도 머릿속이 멍해지는 거 같아~" 라고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이자 해설시점인 벨라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는 이유는 벨라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소녀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학 간 학교에 대한 불안감과 좁은 동네 사람들과의 사교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평평한 바닥에서도 잘 넘어지고 춤도 절대 못 추는 데다가 체육시간에 운동을 할 때면 늘 같은편에 피해만 주는.. 써 놓고 보니 나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에드워드의 경우에는 17살에 뱀파이어가 되어 90년을 살아왔지만 그래도 딱 17살 정도의 남자애들이 할 법한 표정과 행동을 하고 다닌다. 다른 인간들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벨라와 있을 때 느껴지는 그의 이성과 본능 사이의 갈등이나, 소설 내내 벨라가 이야기 하는 그의 장난기 띈 웃음, 변덕스러운 감정과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내 남동생을 보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누나한테 오렴~' 하고 안아주고 싶어진다.

번역 면에서 보면 가끔 영어식 표현을 한글식으로 아주 잘 옮겨놓거나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

에드워드가 하는 말 중에 "너 때문에 정말 식겁했다." 라는 부분을 읽을 땐 왠지 모르게 크하핫 하고 웃음이 났다. (난 시껍했다는 말이 이때껏 사투리인줄 알았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자신의 갈등이나 벨라에 대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선 무슨 심오한 얘기가 그리 많았는지 한글로 써놔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대화라고 보기엔 거의 독백에 가깝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서 에드워드의 한 대사를 서너번씩 읽어야 했던 적도 많았다.

시간 많고 할 일 없는 휴일을 즐기려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해 드린다.

달콤하면서도 가슴아프고, 그러면서도 흥분에 가슴뛰게 하는 이 책은 반드시 나른한 휴일 오후에 보시길. 왜냐면 한번 책을 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데다가, 여운이 길게 남아 밤에 읽으면 잠을 잘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에드워드와 벨라 이야기 2,3부가 곧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언제쯤 나오려는지, 어제 2권을 다 읽었는데도 자꾸만 기다리게 된다.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본 결과, 2부는 이미 해외에서 작년에 출판 되었고,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의 에드워드가 많이 나오지 않고(ㅠㅜ) 에드워드 일가와 협정을 맺은 (그러면서도 벨라 아버지와 벨라와 소꿉친구인) 인디언 일족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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