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술의 탄생
래리 쉬너 지음, 김정란 옮김 / 들녘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책 내용도 좋고 번역도 대체로 훌륭하다. 다만 읽던 중 오역이 발견되어 다른 독자를 위해 공유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387쪽에 등장한다.
"1920년대 말과 1930년대 초기에 발터 벤야민은 독일의 살인적인 물가상승, 실업, 정치적 충돌 속에서 오로지 논평으로 먹고 살았다. 나치당이 권력을 잡자 그는 파리로 갔다. 파리에 있는 독일 사회연구소에서 적은 수당을 받다가 미국으로 망명했다...."
벤야민의 생애를 알고 있는 독자는 금방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40년 벤야민은 파리마저 나치에게 점령당하자 스페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하려고 했으나,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사이의 작은 마을에서 게슈타포에게 붙잡히게 될 것을 앞두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벤야민의 생애 중 가장 비극적인 지점이기에 이 대목에서 번역 오류는 많이 아쉽다.
books.google.com에서 원문을 검색해 보았다.
... After Nazis seized power, he went to Paris, where he received a small stipend from the German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 by then in exile in America. (265)
주어도 동사도 없는 부사구는 해석하기 까다롭지만, 여기서는 독일 사회연구소가 미국에 망명중이었다고 해석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사회연구소는 히틀러 집권 후 1933년에 제네바로, 1935년에는 뉴욕으로 옮겨 갔다. (위키백과, 프랑크푸르트 학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