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발효 빵 - 후쿠오카 팽 스톡(pain stock)의
히라야마 데쓰오 지음, 황세정 옮김, 임태언 감수 / 터닝포인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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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을 보자마자 이건 꼭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빵을 좋아하는 나는 천연발효빵이란 새로운 장르로 넘어가는 것은 불과 몇 개월 채 걸리지 않았다. 빵을 좋아하지만 소화가 잘 안되어 홈베이킹을 하여도 예전처럼 섭취하기란 쉽지 않았다. 문득 길에서 본 천연발효빵이란 것을 보고는 '내가 구울 빵은 이거구나'라고 깨달았다. 나는 곧바로 각종 검색을 통해 자가효모를 키우게 되었다. 운좋게 한 번에 발효종(화이트사워종)을 만드는 것은 성공했지만 이를 활용하여 빵에 넣기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며칠에 한 번 혹은 주에 한 번은 꼬박꼬박 빵을 구웠더니 이제는 사워도우라는 빵을 구울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직접 학원이나 클래스를 통하여 배운 것이 아니기에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고, 나는 늘 발효종으로 다른 빵도 구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했다.  ​<​장시간 발효 빵>​ 책은 이러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바로 그 책이다.

 

 

 

 

목차는 총 9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후쿠오카 팽 스톡' ​가게의 상징인 ​'팽 스톡'​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작가가 원했던 향긋하고 바삭한 겉껍질과 촉촉한 식감이 한데 어우러진 빵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탄생시킨 그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레시피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각 공정이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 상세한 설명이 쓰여있다. 홈베이커인 나는 레시피와 간단한 설명이 쓰여진 글이나 몇 가지 유튜브만을 보았던 것이 다였던터라 빵의 생태계나 자세한 모션을 알아내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 책에서는 공정마다 하나하나 짚어주기 때문에 그동안 미처 알지 못해서 지나갔던 부분까지 배울 수 있다. 

 

 

 

 Chapter 4에서는 손반죽으로 만드는 무성형 빵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현재 반죽기가 없기 때문에 손반죽으로 빵을 하는 분들의 레시피나 영상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믹싱자체가 기계와 다르기 때문에 글루텐 형성이 부족할 수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이 특색을 가지고 루스티크 반죽을 손반죽을 통해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빵을 만들어낸다.

'얼 그레이와 화이트 초콜릿'과 '카카오 드 쇼콜라'는 홈베이커에게는 빠질 수 없는 인기있는 베이킹 재료인데 색다른 성형법으로 매우 내추럴하며 거친 빵으로 만들어내면서도 그 맛과 향을 진하게 표현하고자 했음을 작가를 설명한다.

 

일본에서 빵을 사먹어 본 사람이라면 그 빵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공감할 것이다. 그 중 식빵은 빠질 수 없는 품목이다. 집에서 만든 발효종으로 그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느껴지는 식빵, 신맛보다는 적당한 달달함이 감도는 식빵을 굽는 것은 작은 홈베이커로서 까다롭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를 Chapter 6의 '팽스톡 식빵'에서 찾을 수 있다. 식감이 가벼우면서도 발효종의 다채로운 풍미를 살릴 수 있는 재료와 공정으로 다양한 '팽드미' 를 만날 수 있다. 재미있게도 새삼 이스트 사용법이 나오는데 읽다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Chapter 8에서는 ​'팽 스톡'​에서 볼 수 있는 빵들이 총출동했다. 식사빵 뿐만아니라 디저트용 빵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있다. 앞서 다뤘던 발효빵에 비하면 설명은 간다하지만 레시피와 공정 사진으로 상세한 설명을 대신하고 있다. 기존 반죽을 활용하여 다른 품목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고 각 레시에 중요한 부분들은 따로 설명이 추가되어있어 도전 해보고 싶다.


사실, ​<장시간 발효 빵> ​에서 가장 메인은 Chapter 9의 기본 테크닉이다. 말 그대로 빵을 굽는 과정으로 늘 하는 공정이지만, 그 기본이라고 하는 방법이 보지 못했던 것이라 살짝 당황했다. 각 종류 별로 펀치, 둥글리기, 성형을 달리하여 가장 빵에 어울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 설명이 매우 상세하여 영상으로 보는 것 보다 더 이해가 잘 되고 따라 하기에 좋다. 글과 사진이 전부 테크닉에 관한 것이라 여기선 더이상 언급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다.

 

 

 

저자의 머리말과 꼬리말까지 읽으며 얼마나 빵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끊임없이 도전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홈베이커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빵을 좋아하고 고민하며 오늘은 더 나은 빵을 굽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불끈 솟아오른다. 한편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첫 번째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빵용 밀가루가 일본밀가루보다 종류가 적어 대체할 밀가루를 찾아야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정상 기계믹싱이 필요하다 느꼈던 레시피들이 많았고 제시된 레시피 기준이 15kg 정도여서 레시피 수정을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홈베이커에게는 보다 세심한 공정을 살필 수 있으며, 앞으로 가게를 열 베이커분이나 현재 가게를 운영하시는 베이커분에게 매우 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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