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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깊은 바다
파비오 제노베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물이 깊은 바다 저자 파비오 제노 베시 장편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2018년 이탈리아 비아레조상 수상작으로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자전적 소설을 몇 번을 읽어본 경험으로
실망시킨 적이 없었기에
이번 책도 역시나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파비오, (주인공의 이름이자 저자의 이름)
여섯 살인 파비오는 열 명의 할아버지가 있는 대가족이다.
물론 파비오에겐 아빠 엄마 부모님도 있다.
"만치니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출입 금지"
p15
만치니 마을,
파비오와 대가족들만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대부분 할아버지는 노총각들이고
그들의 유일한 손자는 파비오다.
파비오는 보통 서너 명만 있는 할아버지가 본인에겐
열 명이나 있는 사실을 학교에 가서 처음 알게 되었으며
가족에 대한 저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니란다. 파비오
우리 집안 남자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이야기야.
마흔 살이 될 때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미치광이가
된다고들 하더라. 이게 다야.
........
파비오! 꼭 결혼해라!
결혼만 한다면 문제 될 게 없단다!
결혼이 답이야. 파비오!"
p28~29
바로 그저 주는
40살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미치광이가 된다는 저주,
그 이야기를 들은 파비오는
마녀를 죽이고 있는 삼촌들에게
죽어가면서 마녀가 삼촌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상황을 꿈으로도 꾸게 된다.
아직 어린 여섯 살의 파비오의
두려움을 잘 보여주며 흘러가는 이 책,
유쾌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하루하루의 성장 이야기가 잘 녹여 담겨있어
참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책으로 느껴진다.
"내가 생각을 한다는 건 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거고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물에 빠져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발아래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래로 가라앉지 않았다.
머리가 물 밖으로 나와 있고 몸은 발버둥 치며 떠 있고
그제야 홀딱 젖고 흥분한,
그리고 어느 때보다 생기 넘치게 나를 꼭 붙잡고 있는 삶이 보였다."
p74
아마이 장면이 이 책의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 든다.
아빠와의 낚시 중에 바다에 빠진 파비오,
그리고 바다에 빠져 두려움과 무서움을 안고 있었지만
아빠가 구해줘서 살게 된 파비오,
어린 파비오에게 아빠는 말한다.
"아무도 당신의 물고기를 잡아가지 않는다.
이상하게 헤엄치고 마구잡이로 헤엄쳐도
결국은 당신에게로 온다"
p75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파비오는
할아버지들과 가족들과의 자유롭던 시간과
학교에서의 규칙적인 시간들이 충돌하며
파비오에게 큰 성장통을 준다.
틀리다가 다르다로 느껴지는 삶,
남들과 다른 가족이지만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특별함을 알아가는 삶,
파비오의 어린 시절,
저자의 어린 시절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며 흘러간다.
"발이 닿지 않은 깊은 바다와 같은 이 세상에 첫발을 디딘
여섯 살 파비오의 파란만장한 성장 분투기!"
가족에 대한 진정한 소중함과 감사함,
그리고 어린아이의 눈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깊이를
감동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