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녀 새소설 4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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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마녀 저자 김하서 장편 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자음과 모음에서 새소설 시리즈로 진행하는
4번째 책이다. 아직 초반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고 처음 접할 수도 있는데
새소설이란,
참신하고 참예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 소설 시리즈로
젊고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소설도 신선했고 생각보다 재밌었다.



주인공은 마녀 니콜과 태주이다.



"아마 이백서른 몇 살쯤 되었을 거예요.

말하고 나니 끔찍하네요. 지저스, 내가 그렇게나 오래 살았다니!

.......

여기 쇄골과 쇄골 사이 움푹 파인 곳,

이건 문신이 아니에요. 뜨거운 불로 지져 생긴 화인이에요.

삼지창 같죠? 맞아요, 삼지창으로 내장까지 깊이 찔러 불에 태워

사멸시켜야 하는 끔찍한 존재라는 의미예요.

중세 시대 특별한 존재에게 새기는 일종의 표식이죠.

마녀 표식이요."

p11



먼저 마녀 니콜은 진짜 마녀를 뜻한다.
마녀라면 우리에겐 화형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그 마법을 부리는 마녀로 알고 있을 것이다.
니콜도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를 떠돌며
쓸쓸하고 끈질기게 살아가는 마녀의 삶을 보내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니콜의 아이 샬럿을 화재사고로 잃었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태주,


"사거리 앞 산부인과에서 제 아기가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심장마비로 죽었습니다. 억울합니다. 제발 제 아기를 돌려주세요."

p14



태주는 아이를 잃은 여성으로
그 충격으로 매일 맨발로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여성이다.



이 둘의 첫 만남은 마녀 니콜이 태주를 보고 느낀

검은 타르 같은 첫인상이었고

그 후, 니콜은 태주에게 이끌리듯 손을 내밀게 된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네 아이를 살려줄 수 있지."

p29



니콜은 태주에게
여섯 손가락의 아이의 손가락 하나가 필요하다고
손가락을 가져오면 아이를 살리는 예식을 하겠다고 말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아니 아이를 살리겠다는 마음 딱 하나로 태주는
여섯 손가락인 아이를 미친 듯이 찾기 시작한다.



이 책의 중간중간
니콜의 과거와 태주의 과거도 섞여서 담겨있는데
니콜은 남편이 바람피운 여성에게
본인이 드라큘라라는 남성과 복수하는 내용과
태주의 남편과의 엇갈린 의견 차이 문제들이 교차하며 담겨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
에드워드라는 니콜을 쫓는 마녀 사냥꾼과
여섯 손가락을 찾을 때부터 태주와 인연이 시작된 초희라는 여학생,
모든 건 이 책의 마지막을 위해
치밀하게 저자가 등장시킨 이야기와 인물들인데
읽으면서도 계속 넘어가는 페이지에
결말이 궁금해서 빠져 읽게 만드는 신선한 전개와 흐름이었다.



"삶의 참혹한 비밀은 투명한 젤리 속에 감춰져 있었죠,

모든 소중한 것들은 너무 쉽게 으스러지고

뭉개져버린다는 것을 당신은 아나요?

삶은 때로 부서지기 쉬운 젤리와 같다는걸,

젤리가 으깨지고 나면 깨닫게 되겠죠.

삶 속의 진짜 당신 모습을."

p214



과연 태주는 아이를 살려낼 수 있을지,
이 둘의 아이를 잃은 상실감과 고통, 상처는
둘에게 어떤 위로가 되어 흘러갈지 책에서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빛의 마녀,

이 책은 작은 반전도 포함되어 있기에,
읽으면서 지루할 틈이 없게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은
니콜과 태주의 같은 아픔과 상처를
깊게 풀어낸 저자의 필력도 참 좋았던 부분이다.



"상처받은 두 여자의 간절함이 빛의 위로가 되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겪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재미와 깨달음
그리고 더 넓은 시각을 가지게 해주는 장점들이 있기 때문인데
이번 책이야말로 마녀라는 소재와
아이를 잃은 상처 입은 두 여성의 삶을 깊게 들여다본 것 같아
먹먹한 여운이 남는다.



평소, 소설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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