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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평점 :
익명의 소녀 저자 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 장편 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두 작가가 공동 집필한 소설로
많은 분량의 두께 (500페이지) 와
이야기가 담겨있는 심리 스릴러 책이다.
공동 집필한 책이라는 걸 나는 다 읽고 알아서 놀랬지만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딘가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드는 것도 늦게나마 한 재미로 느껴지기도 했다.
주인공은 제시카 패리스, 그리고 실즈 박사이다.
이 둘의 입장을 번갈아가며 담겨있는데, 어떤 상황도
이 둘의 입장에서 양쪽으로 느낄 수 있기에 더더욱 흥미진진한 책이다.
실즈 박사보단 제시카 패리스의 분량이 더 많이 담겨있는데
제시카 패리스는 방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물여덟의 여성이다.
"전화기를 톡톡 두드려 뷰티버즈가 계속 갱신해주는
내 일정표를 연다.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입력하면
예약건이 문자로 날아온다."
P12
제시카는 오늘의 마지막 예약 장소에 도착해서
두 명의 손님을 메이크업해주던 중
우연히 손님이 얘기하는 말과 통화를 듣게 되면서
사건은 발생한다.
아니 시작한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실즈 박사님의 조수 벤 퀵이라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 잡힌 일정 확인차 연락드립니다.
내일과 일요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입니다.
장소는 헌터 홀 214호실입니다.
제가 로비로 마중 나가 안내해드릴 겁니다."
P17
500달러를 제공해주는 설문조사라는 소리에
금전적으로 생활이 여유롭지 못한 제시카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저지르고 만다.
메이크업 손님의 지인인 척 그 설문조사를 하러 간 것이다.
그것도 두렵지만 돈을 위한 당당함으로 무장해서 말이다.
이렇게 첫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실즈 박사와 인연이 닿은 제시카는
조금씩 말도 안 되는 실험들도 참여하게 된다.
물론 매번 많은 돈을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말이다.
참여하면서도 의아하고 기분 나쁘지만
이미 많은 비밀을 공유해서 돈을 받은 제시카는
빠져나갈 수 없는 미로로 스스로 들어간다.
제시카가 현재 가장 절실히 필요한 돈과 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럼 또 다른 주인공 실즈 박사는 대체 누구일까?
"나이는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인다.
조각칼로 깎은 듯한 이목구비에는 서늘한 고상함이 흐른다."
P83
실즈 박사는 정신과 의사이면서
고급스러움 우아함을 겸비한
알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교양 있고 똑똑한 여성이다.
처음부터 실즈 박사의 설문조사는 사람의 심리를 무섭게 꿰뚫어보는
사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질문들이었다.
-살면서 어떤 부정행위를 해봤는지 이야기해보세요.
-부정을 방조하는 것도 부정행위인가요?
-아끼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준 적이 있습니까?
-살면서 누군가를 부당하게 대한 적은 언제였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등등...
수많은 설문조사에 솔직히 응답한 제시카는
"21세기의 윤리와 도덕성"에 관한 포괄적 연구 목적으로
실즈 박사가 시키는 대로 실험에 참가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깊게 흘러간다.
"모든 인생에는, 요행이든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보이든,
우리의 앞길을 모양 짓고 결국에는 시멘트 바르듯 단단히 굳혀버리는
결정적 순간들이 있답니다.
가장 최근의 것은 바로 당신이에요, 제시카,
.....
당신은 오롯이 내 차지가 될 겁니다."
P318~319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즈 박스의 남편 토머스와
또 다른 제5피험자의 자살에 대한 진실,
그리고 제시카의 동생 베키의 대한 죄책감으로 인한
금전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제시카의 삶 등등,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고 정신없이 흘러간다.
무척이나 한 장 한 장 긴장되면서도 흥미롭게 말이다.
과연 제시카는 이 실험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지,
실즈 박사의 진실은 무엇일지
책 속에서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엔
큰 반전이라기엔 정말 물 흐르듯이 아! 아! 하면서
깊게 빠져드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반전을 기대하기보단 이야기에 집중하면
더욱더 재밌는 스릴러 소설이 아닐까 생각 든다.
특히 실즈 박사와 제시카의 서로의 대한 심리싸움은
영화를 보듯 흘러가기에 정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실즈 박사가 임팩트가 너무나 강했던 책이다.
고상하고도 유식한 행동과
말투가 지금까지 생생히 기억나는 걸 보면 말이다.
평소에 긴호흡으로 추리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물론, 누구나 상관없이 접할 수 있는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서평을 쓰는 오늘은 내내 비가 온다.
이 책을 읽었던 날에도 비가 왔었다.
비 오는 날엔 더더욱 스릴러 책이 참 어울리는것 같다.
서늘한 바람과 습한 공기 속에서
재밌는 스릴러 책 한 권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