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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일생일대의 거래 저자 프레드릭 베크만 장편 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국내에 많이 알려진 오베라는 남자, 베어 타운 등등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오베라는 남자를 처음 읽었을 때
와 ~ 이런 유쾌한 소설도 있구나,
진짜 재밌다 생각하며 그 이후로
작가의 책을 하나씩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 나온 우리와 당신들도 당연히 읽었으며
감동과 따뜻함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하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럼 일생일대의 거래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표지부터 보라색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면서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책 안은 표지보다 더더욱 아름답게 일러스트도 담겨있다.
평소 프레드릭 베크만의 책들에 비해
짧은 글이기에 더욱더 궁금하게 만들던 이 소설,
주인공은 한 아버지이자 가장 "나"이다.
어느 정도 금전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족엔 많이 소홀했던
암을 선고받은 아버지가
바텐더가 된 아들을 창문 밖으로 그리워하며 항상 바라본다.
아들이 어렸을 때같이 있어주지도 못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주지 못했기에 많이 후회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는
같은 병동에 5살 어린아이를 알게 된다.
이 아이는 "나"와 대화하면서
아이가 묻는다.
"죽으면 추워요?"
"모르겠는데"
내가 말했다.
P27
어린아이가 암에 걸리면
소파에 낙서를 하든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 너무 일찍 세상을 깨닫게 되었구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나" 가 느끼는
순수한 대답에 대한 웃음은 오랜만에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 책의 인물,
사신으로 나오는 두툼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여성,
이 여성은 모든 인간 이름이 적혀있는 서류 폴더를 들고 다닌다.
사신은 말한다.
"나는 사신이 아니야. 내가 하는 일은 태우고 가서
내려주는 것뿐이니까"
P67
사신이란 여성은 "나"의 눈에 계속 보인다.
쌍둥이 형제를 데려갈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단짝 친구가 죽었을 때,
"나"는 사신을 보았다.
"당신이 이제 나를 데리러 왔다는 거 압니다.
그리고 나는 죽을 준비가 됐어요."
P75
하지만, 사신은 말한다.
나를 데리러 온 게 아니라고
그리고 알게 된 여러 가지 사실 중 하나는
금지되어 있지만 나를 아낀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신은 "나를" 지나고
5살 아이의 병동으로 향한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아이의 목숨과 본인의 삶을 바꿀 거래를 제안한다.
바로 이게 제목에 나와있는 일생일대의 거래를 뜻한다.
"네가 죽는 걸로는 부족해,
그 여자아이의 온 생애 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만들려면 다른 생명이 존재를 멈추어야 하거든.
그 생명 안의 내용을 삭제해야 해.
그러니깐 네가 네 목숨을 내주면 네 존재는 사라질 거야.
너는 죽는 게 아니라 애당초 존재 한 적 없는 사람이 되는 거지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않아.
너는 여기 없었던 사람이니까,
목숨을 목숨으로, 그게 그런 뜻이다. "
P86
생을 포기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건
"나"의 일생이자 삶,
후회로 가득한 나의 삶이다.
과연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미 답이 보이지만
책 속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나"는 아빠로서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 사랑하는 마음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사라지는 것,
너무나 슬프게 느껴지던 이 책,
이 책을 읽고
한 장면 한 구절 모든 게
다 하이라이트였다는 독자 서평이 있다.
정말 멋진 서평이 아닐까 싶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이 책의 모든 걸 담을지
나로선 단어로도 말로도 못 찾겠다.
다만,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큰 줄거리도 큰 반전도 큰 임팩트도 없이
흘러가는 짧은 이야기지만,
몇 번이고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깊은 책이었다.
고향, 가족, 그리고 후회.
이 세 가지의 이야기 속에 따뜻한 울림이 있었다.
"이제는 거기가 집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화해하려는 대상은 고향이 아니다.
그곳의 길거리와 건물이 아니다.
당시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때 꾸었던 그 많은 꿈을 이루지 못한
우리 자신을 용서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