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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평점 :
퍼스트 러브 저자 시마모토리오 장편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제159회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책표지도 매혹적으로 그려진,
내가 기대하고 기다렸던 책 중 하나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의 작가
저자는 17세 때 발표한 <실루엣> , 군조 신인문학상 우수작으로 시작으로
최연소 타이틀로 유명한 저자인데,
저자만의 감성과 흘러가듯이 흐르는 단어의 조합들로 이루어져 있는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저자이다.
퍼스트 러브 책 주인공은 두 명,
바로 칸나와, 유키이며
이 책은 유키 시점으로 풀어져있다.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엄마 사이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미모의 아나운서 지망생 칸나가
어느 날,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검거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임상심리사 유키가 이 사건의 논픽션 집필 의뢰를 받고
칸나를 만나 이야기의 실체를 듣는데,
"저의 본심 같은 거, 얘기할 가치가 없지 않나 해요."
"솔직히 말해서 저 거짓말쟁이예요. 제게 불리한 일이 있으면,
머리가 멍해지면서 의식도 흐릿해져서, 거짓말도 하고 그래요.
그러니까, 그때도 돌발적으로 자신이
죽였다는 걸 숨기려고 했을 거라고 ...."
p31
칸나는 시종일관 거짓말쟁이라는 둥
알 수 없는 말들로 칸나의 입장에서의 살인사건의 흐름은 진전이 없다.
그렇지만, 이번 살인사건의 무언가가 있다고 유키는 여기며
주변 인물들 칸나 엄마, 칸나의 절친 교코, 등등을 만나며
조금씩 칸나의 과거에 들어가게 되며
칸나의 아버지가 데생 수업 때마다
칸나를 모델로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 책이 읽기 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살인사건인데도 불구하고 형사가 안 나온다는 것,
그저 평범한 임상심리사 유키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며
본인의 과거와 교차되는 내용들은 너무나도 참신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주변 인물들도 너무나 탄탄하게 엮어있기에
불필요한 인물들도 전혀 없었던 이 책,
유키의 남편 가문의 동생 가요,
가요는 이 사건의 국선 변호사이기에 유키와 함께 취재를 다니는데
유키와 미스터리한 관계로 계속 복선을 주는 내용들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하며 궁금증을 유발해
책의 재미를 더욱더 북돋아 준다.
칸나의 과거와 유키의 과거가 묘하게도 닮으면서도 다른 경험들,
상처 속에 자신을 가둬 상처가 더 큰 상처가 방치되는,
본인의 상처가 아니기에 이해가기 쉽지 않은 내용이라
공감대가 부족할 순 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갔던 내용이라
나는 너무나도 집중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애정이 뭔지 알아요? 나는 존중과 존경과 신뢰라고 생각하는데."
"내게는 존경할 만한 게 없으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단언하는 칸나가,
그야말로 텅 빈 인형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것은 주위에 있는 어른들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p280
보호받아야 마땅한 아이들 아래 대물림 받는 수많은 상처들,
저자는 살인사건이라는 내용보다는
한 사람의 상처에 따른 참담한 결과를 담아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닐까?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깊은 듯 진지한 진한 커피 같은
그런 책을 읽은 것 같아 여운이 굉장히 길게 남는다.
현재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상처라는 두 글자를 위로받길 기도하며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