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악당, 할머니 - 이명옥 여사 추모 3주기 헌정 출판
준이로 지음 / 인디펍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준이로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삼십이 넘는 현재까지의 삶의 한 부분, 어쩌면 전체일지 모르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그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지만 그 안에 가족을 향한 사랑, 슬픔이라는 공통점을 느끼며 그 어떤 글보다도 공감하며 책장을 넘겼다.

 

낡은 벽지를 뜯어 먹으며 죽음을 생각하고, 가가멜에게 모래를 뿌려대고, 반찬 투정으로 사춘기를 무사히 보내고, 할머니에게 학사모를 씌워주지 못해 여전히 슬퍼하는 어린이, 소년, 어른이.
이 모든 모습의 그를 만나니 어쩌면 그만을 위한 악당이었던 할머니와 겉모습은 물론 그 성질까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살아내기에 바빠 마음과 달리 독한 말투로 마음을 표현하며 일생을 살아오신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고운 시선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며 살아가고 싶다는 그의 맺음말을 읽고서는 그가 누구보다도 무조건적인 할머니의 사랑을 받아 마음 근육을 단단히 키운 복 받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말대로 준이로 작가는 아주 멋지게 이 글을 완성하고 나서 할머니와 그의 아픔, 처절했던 삶이 아름다웠다고 말하게 되었다. 비로소.

 

이제 나는 내 사람들을 행복하게, 나 또한 행복하게 세상을 살기 위해 하루하루 사랑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