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는 국민생활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거죠. 그거는 외국인 투자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그 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돈을, 그것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아니거 넣었다 뺐다 하면서 단기차익을 보는 건데, 그러니까 시세차익을 얼마나 볼 수 있나 하는 그들의 판단에 따라 주가지수가 결정되는 것인데 주가지수가 높다고 해서 경제가 좋다고 말하는 것은 웃기는 거죠.-56쪽
우리가 가진 역량이나 조건을 가지고 과연 그만큼 하고 있느냐 하는 기준으로 얘기해야지, 국제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삶을 얘기하는 데는 무의미한 거거든요.-57쪽
선택은 (선과 악이 아니라) 옳은 것과 쉬운 것 사이의 선택이다.-130쪽
우리가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옛날에는 권력투쟁이었거든요. 결국 그것을 누가 어떤 것들을 "여기부터는 시장, 여기부터는 정치논리" 이렇게 긋는 것 자체가 권력투쟁이었거든요.
경제학에는 사실 (저는 모든 학문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잘 설명하면 상식 이상으로 넘어가는 이론이 몇 개 없어요.-150쪽
어느 영역도 '반드시' 시장에 의해서 운영되어야 할 영역은 인간사회에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영역이 시장에 의해서 운영되지 않을 때 경제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시장은 상당부분 필요한 것일 뿐.-156쪽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강한 분야는 거의 없어요. 자동차 최종 조립, 조선, 철강, 반도체 정도고 나머지는 미국이 전부 강해요. 제조업 편균 노동생산성도 우리가 미국의 40퍼센트에 불과해요. 특히 정밀화학, 정밀기계, 우리가 특히 취약해서 육성해야 한다고 했던 부품 산업은 궤멸할 가능성이 많아요. 제조업, 서비스 농업은 말할 것도 없고요.-242쪽
일본은 철도 민영화되어 있지만 규제 잘하기 때문에 안전, 시간 지키기 잘 되고 있어요. 민영화 추진하는 사람들은 규제완화도 같이 원하는데, 영국 철도는 그거 때문에 문제가 생겼어요. 1970년대 경제가 어렵고 해서 투자들을 많이 안 하니까, 영국 정부가 민간투자 유치해서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둥 그럴듯하게 얘기했는데, "그거 팔 때 투자를 얼마를 해야하고, 안전을 어느 정도로 지켜야한다"는 그런 규제를 거의 안 하다보니까 철도회사는 (투자는 하지 않고) 낡은 시설로 계속 우려먹기만 하는 거에요.-245쪽
볼리비아는 예전에 물 산업을 미국 백텔에 팔았는데, 그 회사는 어느정도 악랄했냐면 물 값을 3~5배 올린 것도 모자라 빗물 받아쓰는 것까지 고소했어요. 그런 사람들하고 지금 물 산업 하겠다는 건데, 뭘 모르는 건지? 그쪽하고 파트너십이 있어서 자기들도 이익을 볼 자신이 있어서 그런건지?-246쪽
민영화할 때는 적절한 규제기구가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한미 FTA와 규제기구는 양립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투자 조항에 보면 의무 부과 못해요. 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무슨 의무든 부과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원천봉쇄된 거죠. -247쪽
미국이나 영국계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하는 게 뭐에요? 다 주택담보 대출하고, 좀 위험한 기업 대출 줄이고, 그런 식으로 안전운행해서 돈 많이 버는 게 선진 금융기법이라고요? 영미식 금융기법이 결코 좋은 게 아녜요. 예를 들어 의료를 보세요. 미국이 국민소득의 15퍼센트를 의료비에 쓰고 있거든요. 세계 최고 수준이죠. 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프랑스, 스웨덴이 11퍼센트, 영국,한국이 6~7퍼센트 되는데, 미국이 우리나라 포함해서 이런 나라들보다 건강지표가 더 나쁘게 나오는 걸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이거든요. 돈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쓰는데 건강지표는 그 중 제일 나쁜 미국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왜 들여옵니까?-248쪽
기초기술이 약하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최종 제품을 조립하는 능력은 발전했지만 핵심 부품 소재, 정밀기계와 같은 기초산업이 약하거든요. 그건 일본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미국과 EU가 다 그게 강한 나라들이에요. 우리가 그런 나라랑 FTA 한다는 건 그걸 포기한다는 얘기거든요. 중국의 추격을 더 쉽게 허용하는 거죠.-263쪽
신자유주의라는 게 일시적으로 관세 낮춰서 그 효과로 성장하고 비정규직 늘려서 임금 깎아 이윤 내는 것인데, 지금 투자가 제대로 안 돼서 장기적으로 성장이 안 되거든요.-276 쪽
우리나라는 계급분화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이라는 집단이 다른 나라보다 실체가 있거든요.
재벌들은 국민에게 빚이 있죠. 단순히 국민들 노동자로 고생시킨 그런 빚뿐 아니라 정부에서 국민들 세금으로 보조금 주고, 보호무역 해서 국민들 울며 겨자 먹기로 후진 자동차 타고 다녔잖아요. 우리 '국민'은 재벌에 대하여 그런 정당성이 있는 겁니다.-298쪽
우리나라에서는 외자 유치 그러면 땅 싸게 주고, 세금 깎아주고 그런 뭔가 특혜를 줘야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거든요.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요소는 그런 것보다는 시장접근성, 첨단기술 습득의 용이성, 경영하기 편리한 네트워크 시스템 같은 거에요.-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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