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왠지 무거운 책은 아닐까? 싶었다.


사실 무겁고, 감정적으로 습기를 가득 먹은 책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아서 잘 읽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예상과 달리 적어도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캐릭터'는 그동안 내가 만났던 어떤 얼굴들이 스쳐 지나갈만한 그런 사람이었다.


유쾌하고, 우호적이며, 누군가에게 "혹시 코미디언 해보실 생각 없으세요?"라는 말을 들어봤을만한 인싸 선배.


그런 형이 푸는 썰들을 듣는 것에 가까웠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소 말하기 부끄러울 수 있는 자신의 일면들을 '웃프게' 그려낸다.


자신의 과도한 인정욕구와 애정결핍이 가져온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들과 자신의 내면의 자질구레한 측면들.


때로는 미성숙일 수도, 과잉된 자의식으로 인한 흑역사일지도 모를 기억들. 그리고 그 이면에 넘쳐흐르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민까지.


그는 자신의 그러한 면을 숨기거나 포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타인과 소통하고자 마음먹은 것 같았다.


그가 세상과 닿기 위한 시도가 그러한 방식의 말하기였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대예측 - 모두를 위해 일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
클라우스 슈밥.피터 반햄 지음, 김미정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본주의.


이 네 글자가 우리의 삶을 뼛속 깊이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삶을 경험한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에게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풍경들이 있다.

수입차를 모는 젊은이와 폐지를 줍는 노인.

아무리 월급을 모아도 집 한 채 살 수 없다는 친구의 자조.

어느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는 뉴스와 이를 보며 분노하는 몇몇 시민들.

코인에 투자하여 벼락부자가 된, 소위 FIRE 족과 그 반대로 삶을 포기한 사람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이러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현재의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이 질서에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 말이다.

그러나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마음 한편의 느낌은 너무나도 막연한 것이기에,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 채 우리는 그저 분노하거나, 부러워하거나, 서로 다투고 있는 것 아닐까?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감정의 장막을 거둬내고 이성적으로 그 실체를 마주해야 하는 것 아닐까?


클라우스 슈밥의 자본주의 대예측은 이러한 우리의 막연한 문제의식을 보다 구체화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러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 또한 제안하고 있기에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특히 현재의 질서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껴본 이라면 누구나 필독해야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클라우스 슈밥하면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을 대중에게 전파한 이로써, 그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관하여 말하는 사람으로 대표되기 이전에 그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말하자면 그는 가장 오랫동안 세계 경제의 최전선에서, 자본주의를 고민하고, 연구해온 사람 중 한 명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시간으로부터 탄생한 이 책에서 그는 자본주의의 과거-현재-미래를 속속들이 탐구한다.

자본주의 역사(과거)를 개괄하며, 그는 자본주의 체제가 현재의 체제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현재의 자본주의를 '성장을 불평등, 지속 불가능성과 맞바꾼 체제'로 규정한다

그리고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지닌 성장 둔화, 불평등, 소득 불평등,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데, 이러한 문제들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로 바꾸기 위하여, 주주자본주의와 국가자본주의로 대표되는 현재의 질서를 넘어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국가와 기업의 사례 또한 제시한다.


자본주의는 책에서 서술하듯 한때 세계 경제의 부흥을 이끌었으며 중앙계획경제모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였다. 자본주의 그 자체는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동반자가 된 셈이다.

그러나 동반자와 우리의 관계에 존재하는 심각한 결함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단지 이를 외면하거나 무심하게 보고 있을 뿐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전까지 사람들은 그 거대한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 돈룩업 속에서 우리는 행성이 오고 있다는 말을 끝끝내 무시하다 행성이 가까이 왔음을 보고서야 뒤늦게 이를 믿지만, 결국 파멸하고 만다.


문제를 바꾸는 가장 첫 발걸음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많은 시민과 정치인 그리고 사업가들이 이 책을 읽고 토론한다면, 그것이 현재의 질서를 바로잡는 첫 발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추천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SF 명예의 전당 - SF Award Winner 2014-2021: 乾
김보영 외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완성도는 좋다. 한국 SF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모든 단편이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이다. 개인적으로 심너울 단편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