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살인
김성종 지음 / 뿔(웅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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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를 배경으로 한 인간의 욕망과 거짓, 그리고 끔찍한 살인이 난무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한 느낌이 강한데, 흥미 위주라기 보다는 각자 욕망을 지닌 인간들의 심리상태에 더 초점을 맞춘 듯 하다. 그래서 초반에 나온 충격적인 사건도 표면적인 것 보단 인물의 속마음과 행동을 자세히 묘사해 더 큰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 같다. 아내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를 당했음에도 충격보다는 홀가분함을 느끼는 남편의 모습에서, 밑바닥까지 간 한 부부의 관계가 드러난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이들 부부외에 또 한 부부가 있다는 것이다.  

서봉수와 유지나 부부는 호적상엔 부부이지만 남 보다 못한 차가운 관계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이성을 통해 애정을 충족시키는데, 이 부부가 바람을 피우는 대상 또한 부부라는게 놀랍다. 제 3자가 보기엔 사이좋은 부부동반 모임처럼 보이지만, 이 4명은 배우자가 아닌 상대방 이성을 좋아한다는게 상당히 아슬아슬하다. 비밀이라는 건 언젠간 들키기 마련인데,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비밀스런 관계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들의 욕심은 바람을 피우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온전한 만남을 원했고, 그래서 살인 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가장 사랑하고 배려해야 할 부부가, 가슴에 증오와 복수밖에 남지 않으면 얼마나 극한 관계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선택이 설사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게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을 것임은 당연하지만, 이들에게 남은건 악 밖에 없었기에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다. 이들의 행적을 쫒는 일본 경찰과 각자의 사연들이 좀 선정적이기도 하고 과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조금 색다른 추리 소설(이라기보단 그냥 소설 같지만)을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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