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약국에 가고 싶다
최복자 지음 / 책읽는귀족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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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에 의약분업이 실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의료 진찰과 약 제조를 엄격히 구분하여 분업화하고 전문화하자는 것이 그 골자이다. 상당히 멋져 보인다. 각자의 직업적 전문성와 특수성을 살려 해당 분야에서 더욱 기술을 반전시키자는 명목이다. 그러나 이런 의약분업으로 인해 예기치 않는 폐단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소통과 공감의 부재가 아닐까 한다. 각자의 분야에 충실한 것은 좋았지만, 오히려 앞만 보고 가야만하는 처지에 놓여진 것은 아닐까. 분업 자체가 주변의 돌아봄과 이야기를 차단하고 오로지 오롯하게 자신의 일만 하겠다는 것으로 여겨질수도 있으니 말이다. 전문성이 그런것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약사 최복자의 <그 약국에 가고싶다>에서는 이런 현대적 병폐에 있어 좋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경청, 공감, 소통이 그것이다. 약사 최복자의 대안은 어렵지 않다. 환자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아픔과 고통을 공감해주며, 서로의 이해를 통해 올바른 약조제를 하는 것이다. 몸의 질병은 반드시 그 원인이 몸에 있으므로 그 원인을 자세히 들여자보고자 하는 것이다. 요즘 현대의 바쁜 진료는 신속성, 경제성, 효과성만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기에, 환자의 얘기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서로 이해적 관계가 없는 것이다.

약사 최복자의 약국엔 이야기가 있다. 주로 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아픔과 고통이 있어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픔은 곧 치유되며, 고통은 사랑으로 봉합된다. 조폭이 방문을 하거나, 아토피로 고생하는 이, 회충을 잡아오신 할머니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 속엔, 바로 사람다움이 있었다. 절망에 허우적대던 아픔 사람들에게 그 약사 최복자는 희망을 주고, 꿈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효율성, 효과성, 경제성 만을 강조하는 숨막히는 이 세상에서 단비도 같고, 상쾌한 공기와도 같은, 한 템포 느리지만 살맛나는 또다른 세상이 최약국에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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