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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의 대륙 - 남아메리카의 발명자, 훔볼트의 남미 견문록
울리 쿨케 지음,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근대 지리학의 시조로 알려진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남아메리카에 대한 탐험을 통해 그 당시 세간에 알려진 지식들을 송두리째 새롭게 정립한 사람이다. 그는 계몽주의자이자 탐험가이기도 했으며, 실제 화학, 물리, 천체, 생물, 지리학, 해양학 등 자연과학 관련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다방면으로 출중한 사람이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그만이 앓고 있던 열병에 기인한다. 그는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철학적 사유에서 시작되고, 유복했던 그의 호프마이스터(가정교사)였던 하인리히 캄페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자연에 대한 탐험, 세계여행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는다. 또한 세계 일주 여행으로 유명했던 제임스 쿡에서는 탐험정신을, 헨리에테 헤르츠에게서는 자립과 해방의 가치를, 그 외에도 그랑 투어라는 훔볼트 시대에서의 일종의 교양쌓기 수학여행을 통한 여러 학자들과의 교류 등 여러 환경적 요인도 그 만의 탐험정신, 개척정신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훔볼트의 대륙이란 책은 훔볼트의 남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기록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 당시 유럽 생물학계에 보고되었던 종이 전부 8,000여 정도였지만, 그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남아메리카의 여정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것만 해도 총 3,500여종이나 되었고, 훔볼트 펭귄, 훔볼트 해류 등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생물종과 지리도 상당하다. 그가 전생애에 걸쳐 직접 집필한 코스모스(총5권)는 천문학에서부터 생태계, 지구의 속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라는 그의 이름을 붙인 대학, 학회가 있는 등 그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여정 중 광물학자로서의 지리적 식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문화적 차이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늘어놓기도 한다. 안티마노의 마을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시골의 지역적 자연환경(불리함)에 대한 개선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기보다는 침윤이나 증발을 통해 물의 양을 줄여서 강의 하상을 조정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라는 발췌가 그렇다. ‘모기의 자연사에 대한 논문’, ‘전기뱀장어와 말의 사냥과 투쟁’ 이라는 물리학 연감에 발표한 이채로운 논문도 눈에 띄는데, ‘전기뱀장어와 말의 사냥과 투쟁’이라는 논문을 통해서는 인디오들이 전기뱀장어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정작 훔볼트 자신은 전기를 스스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기뱀장어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소개된다.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또한 그의 열대림 여정에서 단지 탐구활동에만 전념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여행을 통해 맞딱들이게 되는 문화적, 교육적 차원에서 계몽주의자적 견해를 나타내는 역할도 과감히 수행한다. 이 책에서 원주민 인디오 청년에게 가해지는 엄청난 체벌 현장에 대한 소회를 쓴 기록이 소개된다. 오리노코 강의 인디오들의 정신적 능력이 동유럽의 가난한 농부에 비해 그들이 정신적으로 열등하다는 비교는 어리석고, 다만 사람의 정신적 능력이 다르고 발전이 다를뿐이다라고 약자의 편에서 견해를 기록하고 있다.
훔볼트는 나폴레옹 다음으로 가장 유명했다고 하며, 현재 훔볼트 대학 도서관은 잠을 잘 수 없도록 칸막이가 전혀 없고, 멀리 있는 사람들 역시 한눈에 들어오는 개방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몰래 잠잘수 없다고 한다. 훔볼트의 열정을 본받으라는 의도가 있지 않나 싶다. 국내 어떤 아쿠아리움에는 2014년 갑오년 첫날인 1일 훔볼트펭귄 1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는데, 품볼트펭퀸이 어느덧 친숙하게 느껴진다. 책 ‘훔볼트의 대륙’은 훔볼트의 다양하고 생생한 에피소들로 구성되어 상당히 읽기 편했다. 엘도라도라는 황금의 땅에 소개되는데, 여러분들도 이 책을 정독하며 전설속의 엘도라도보다 실재적인 더 소중한 그 무엇을 배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