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을 걷는 기도 - 위기의 동반자가 되어 줄 존 던의 하나님 대면 기록
필립 얀시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그곳에서 저는 온통 빛, 제가 그늘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248 쪽

이 책의 저자인 필립 얀시는 고통 속을 헤메는 사람과도 같다.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다.

하나님을 있는 그대로 믿지 못하고,

회의하면서, 의심하면서, 인생의 고통과 삶의 고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하나님을 믿기에 씨름한 사람이다.

그의 저작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또한 몸의 고통이라는 주제로 최근에 재개정 되어서 출간된 <몸이라는 선물>도 있다.

몸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신앙생활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는데, 그 깊은 묵상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올해 읽은 책 중 거의 베스트였다.

우리에게는 지금 코로나라는 큰 고통이 있다.

이 코로나와 함께 생활한지가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간다.

약 400년 전 고통을 가지고 씨름했던 신앙의 선배가 있었다.

영국의 유명한 시인인 존 던이다.

영미문학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잘은 몰랐던 사람이다.

그러나 영미권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시인이었다.

생각해보면 유진피터슨의 책에서도 종종 그의 시가 인용되었다.

그는 영국 런던의 사제였다.

그의 삶 자체가 고통 그 자체였다. 고난 자체였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평탄치 않았다.

결혼부터가 쉽지 않았고 결혼 후에도 자녀들을 죽음으로 떠나 보냈다.

하나님의 인도로 런던의 사제가 되었지만 페스트를 겪게 된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된 것이다.

그는 여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런던을 떠나지 않고 교회에 머무르며 사제로써 성도들을 목양한다.

그러던 중, 몸에 질병의 첫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의사들은 페스트라고 확진했다.

그래서 치료를 받으며 극도로 쇠약해지게 된다.

그러던 중에 쓰여진 것이 <비상시의 기도문>인 것이다.

필립 얀시에 의하면 이것은 불후의 걸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문장이나 영어는 옛날식 구문이었고 까다로워서 읽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필립 얀시는 이 코로나 시국에, 이 영국 시인의 명저를 다시 현대어로 풀어 쓰기로 결심하고 시도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 책이다.

던은 고통이 '하나님의 메가폰'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께 끊임없이 항변했다.

마치 욥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는 고통이라는 위기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길을 찾기에 힘썼던 구도자로써,

우리가 길을 찾도록 돕는 안내자가 되었다.

그의 기도문을 본격적으로 읽으면, 수려하고 아름다운 문장 속에서 나타나는 그의 절박함과 고통, 그럼에도 하나님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려고 하는 그 모습이 잘 나타난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기 부터 병에 걸려서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과정,

그리고 재발하는 과정, 병을 맞이하면서 맞게 되는 죽음에 대한 통찰과 숙고까지의 과정이 나타나있다.

필립 얀시가 <비상시의 기도문>을 다시 풀어쓴 구조는 이렇다.

날이 지남에 따라 존 던의 아름다운 문학적 구조가 잘 드러난 그의 심정을 토로하는 부분,

그리고 이에 대한 신앙적 묵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묵상을 토대로 한 하나님에 대한 기도이다.

묵상과 기도는 마치 고통을 겪은 시인의 고백인 시편을 읽는 것과도 같았다.

그러고보면 시편 또한 하나님에 대한 찬송시도 많지만, 탄식시 또한 많다.

인생을 살다가 보면 고통은 우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존 던도 그렇고, 필립 얀시도 그렇고, 탄식시를 지은 시편 기자 또한 그렇고,

그 고통을 하나님의 메가폰 삼아서, 고통을 통해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점이 참으로 대단하고 배우고 싶은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존 던의 심정이 잘 드러났다.

나 또한 긴 인생은 아니지만 살면서 고통들이 삶 속으로 파고든 적이 있다.

그리고 사역을 하며 성도들의 삶에 고통들이 파고드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이럴 때 우리가 할 것은 무엇인가?

그 고통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데, 존 던처럼 하나님께 매달리고, 하나님에 대한 시선을 그대로 붙잡으면서,

하나님을, 삶을, 나를,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특히 400년 전 페스트를 겪은 존 던과, 지금과 같으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가 팬데믹으로 시달리는 이 시기가

참으로 비슷하고 이 코로나의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기도문과 묵상들은 참으로 주옥같다.

이런 저자를 알게 된 것이 참 복되고, 성급히 읽기 보다 하루, 하루 묵상하듯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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