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못하고 끝난 일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서슬기 옮김 / 나무상자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그림책을 보지 않는편이다. 책을 읽기 전, 저자의 문체부터 확인하는 편인데 사실 이 책은 그럴 것 조차 없다는 것이 첫느낌이었다. 여백이 많은 페이지들을 다소 엉성해보이는 그림들이 듬성듬성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볍게 보기 시작한 이 그림책들의 여백은 책의 후반부로 갈 수록 심오하게 느껴졌고 다소 철학적으로 느껴지기까지했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던 저자는 이 심심한 그림으로 독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는 듯 하다. 저자에 대해 찾아보니 이게정말 나일까, 이게 정말 천국일까 등 스테디셀러가 된 아동그림책을 그리는 작가라고한다. 그런 그가 이번엔 결국 하지못한 일들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놓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그린 것이다.

 

 

 볼링을 못치고, 요리를 못하고, 유연체조를 못하는 것부터 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못하는 것까지 주인공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마다 서로 다른 사유로 결국 해내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하지 않은 일들이 있다. 그런 일들은 언젠간 해내야 할 무거운 짐이되거나 혹은 마음 한 켠의 불편한 기억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와 닮은 모습에 정곡이 찔려 웃음이 나기도하고 이 에피소드 외에 내가 하지못한 일들과 하지않는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못한일들만 늘어놓았지만 내게는 큰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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