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애인, 아내, 엄마딸 그리고 나의 이야기
김진희 지음 / 이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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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내로서.. 어느정도면 행복한 것이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정말 내가 행복한것인지 되묻게 되는 날들이 온다. 그렇게 의의심하게 되는 그 시절은 결혼과 육아의 시간 말고도 많은 것 같다.

나도 있었기에 이 책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나로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엄마이면서 아내이고, 또 동시에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결혼한 여자의 희망과 절망, 번민과 외로움을 담은 책.

그 감정을 그림과 함께 나누는 책이다.

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을 볼 때 본인의 얼굴이 반사되어 보이듯, 그림은 화가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그림을 그렸지만 화가의 마음과 생각이 담아져있다.

저자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눈과 외부를 바라보는 눈의 균형을 잘 잡으며 그림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나 또한 겪었던 그 시절에.. 나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마냥 힘들다고만 했을 그때 저자는 그림과 함께 위로받은 듯했다.

귀를 뚫어본 사람이 결혼할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고통을 겪은 대신 몸에 보석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되기의 힘겨운 과정을 지혜롭게 극복한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미소가 환히 빛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 여자들은 희생하는 것에 지나치게 익숙해진다. 양손에 글러브를 끼고 누가 던지는 공이건 일단 받고 보는 것. 쏟아지는 공을 반복해서 받다보면 점점 내가 이 공을 왜 받고 있는지 모른다. 글러브를 벗고 힘을 모아 멋지게 한방 던질 수 있어야 함을 알았다. 아니면 마운드를 떠나야 함도....

세상에는 기대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많은데 결혼도 그중 하나다.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려면 혹독한 훈련이 있어야 하듯, 결혼생활의 마운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쉽게 포기하지 말고 결혼이라는 게임에 임해야 함을 알았다.

성장이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외형과 성질이 변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어느 시기 이후 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된다. 직업, 결혼, 출산 등 선택 가증한 경험을 통해 원하지 않아도 자아의 어느 부분은 희생되고 성숙한다. 개인이라는 껍데기는 깨져버렸지만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전히 불안하게 나는 성장하고 있다.

저자가 남편을 고릴라에 비유했듯이, 어느덧 부인은 고릴라를 사육하는 악어가 되어있더라는 내용처럼.. 우리가 스스로의 처지를 깨닫고 한번쯤 서로를 따뜻하게 품에 안아줄 수 있다면 서로의 향한 분노와 절망은 다른 감정으로 승화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릴라와 악어가 서로를 구할 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안에서 스스로를 위로받은 저자만큼 난 그림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다 읽고 보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 또한 육아로 지쳐, 나를 잃어버렸다고 한탄했던 그 시기가 있었기에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결혼을 앞둔, 출산을 앞둔 친구에게 먼저 읽어볼 수 있도록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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