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 언니 - 그녀의 식당은 언제나 길 위에 있었다
최규화 지음 / 빨간소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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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화 작가님과 지난해 가을 작은책 과의 인터뷰에서 만났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기자로 만났는데
유희언니의 지인들을 인터뷰하고 그 글로 책을 내신 것이었다.

왜 유희언니였을까?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기자생활하면서 일을 하면 할수록 외로워졌다고 한다.
'인간의 선한 마음에 대한 신뢰.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
유희가 남긴 이야기에서 그것을 다시 찾고 싶었다(중략)
유희의 삶 속에서 사회에 대한 믿음을 구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라고 한다.

매우 동의한다.
이혼 무렵 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종종 말해왔다.
성악설을 일부 믿는다고.
어떤 종류의 인간의 베이스는 자신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악함이 있다고.

특히 정리해고 된 다음.
사법부 재판에서의 실망이 컸다.
노조와 협의 없는 정리해고 선정기준.
일방적인 해고자 선정.
육아휴직자 2명해고.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는 경영위기가 맞으니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50년 믿어왔던 우리 사회의 배신이었다.
정의가 죽었다.

가끔은 아시히처럼 9년 질기게 싸우면 복직하는 기적을 보기도 했으나
노동자의 투쟁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이 맞을까 하는 실망이 반복되는 5년차를 길위에서 보내고 있는 나또한 작가의 마음이 참 공감된다.
그래서 멸종위기의 사랑인 유희언니의 세상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남겨놓자는 마음으로 쓰셨나보다 싶었다.

내가 만난 유희언니는 전형적인 책 속의 모습이다.
선배 따라 간 후원주점에서 운동권에서 듣도보도 못한 뽕짝을 해제끼는 충격.
세상에 없는 흥.
선배들이 '누나'로 부르는 유일한 동지.

전위원장 해고자복직투쟁 농성때
세종호텔 농상장에 오셨을 때
'와. 우리도 유희언니가 오시는 투쟁사업장'이 되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세종호텔도 진짜 투쟁같은 투쟁을 하고 있나보다 라는 감각이 그때서야 체감할 수 있었다.
내가 만났을 때는 항상 밥 해주는 동지였다
책을 통해서야 전국노점상연합 최초의 여성 부의장 활동모습을 보았다.
자신의 투쟁또한 멋졌던 분(물론 청소년 막내 아드님의 조력도 대단함)이었음을 알게 되어 투쟁하는 선배 활동가로서 더 존경하게 되었다.

김진숙 지도의 희망뚜벅이때도 고개를 내려가니 십시일반 밥묵차가 와 있었다.
서울이 아닌 지역까지 내려 온 밥묵차의 뜨끈한 오뎅국물이 그렇게 신기하고 따뜻할 수 없었다.

정작 우리 노동조합 전체가 정리해고 된 후 유희언니는 아팠다.
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에서 만났을 땐
카리스마 펄펄 넘치던 동지가 바삭바삭 말라 세종호텔 농성장 못 오신 걸 미안해하셨다.
인천에서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서도 헤어질 동지라 모두 많이 울고 웃었지만
가끔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작별의 시간이라도 갖는 게 행복하게 기억 되기도 한다.

연골수술하지 않았다면 가려고 일정표에 넣어놨는데 인생이 내맘대로 되지 않는다.
형편되시는 동지들은 오늘 좋은 시간 되길 바라고 유희언니가 좋아하는 꽃 피는 봄날 그를 그리워하며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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