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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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면
나는 언제까지 그를 기억할 수 있을까요?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나를 기억해줄까요?
 

내가 누구를 사랑했는지,
누구에게 사랑받았는지,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일로 감사를 표했었는지,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일로 감사를 표했었는지.
 

내가 죽은 후 몇 년이 지나도
기억해줄 사람이 있을까요?
  

 

*

애도라는 것은 추억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그 사람의 죽음을 억울해 하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고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것이죠.
 

시즈토는 잠들기 전에 손전등을 켜고
그날 애도한 상대의 이름과 장소, 누구에게 사랑받고, 누구를 사랑하고,
사람들이 어떤 일로 고인에게 감사했는지 노트에 기록합니다.

그리고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 애도한 기록을 다시 읽고, 한 사람 한 사람 새롭게 애도합니다.
애도하는 상대가 많아서 암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슴 깊이 새기기 위해서는 다시 읽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러면서 행복해 하고 슬퍼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우리의 감정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요?
 

미치도록 사랑하고, 그랬기 때문에 증오했던 나날들은 사실,
사라지지 않아요.  
아마 지금쯤 몇백 광년 떨어진 우주 어딘가에 모여서 블랙홀을 이루고 있을걸요.

 
애도하는 감정도 그래요.
떠난 사람을 애도하고 추억하는 행위는 절대 의미없는 것이 아니에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사랑받았고, 누군가를 사랑했던 사람을 생각하고 추억하면, 
그 감정들은 우주 어딘가에 모여서 다시 그 사람을 만들어요.
그러면 그들은 때때로 우리의 꿈속에 나타나기도 하지요.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는 '기억'할 줄 아는 인간이기 때문에
떠나간 이들을 '애도'하면서,  

우리의 머릿속에,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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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오스카 - 어느 평범한 고양이의 아주 특별한 능력
데이비드 도사 지음, 이지혜 옮김 / 이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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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든 것을 지켜주고 돌봐준 사랑하는 부모님,  

어려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배우자가,

나와의 추억을 하나둘씩 잃어가고 있다면,

그러다 결국에는 더 이상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된다면

내 마음은 어떻게 될까?

심장 산산조각 나고, 세상에 남은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나의 존재의 이유, 가치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고  

그 상실감이란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나 자신을 잃는 것 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연 그런 일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

<고양이 오스카>는 죽음을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한 고양이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단순히 신비로운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만을 엮어 놓은 책은 아니다.

'오스카'는 미국 스티어하우스 요양원의 중증 치매 병동에 살고 있다.

'치매'는 뇌기능에 장애가 생겨 후천적으로 지적 능력이 상실되는 병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상태가 나빠질 뿐 완치가 불가능한 불치병이다.  

오스카와 함께 사는 마흔한 명의 환자들은  

기억을 차츰 잃어가는 이 병에 걸려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 싫어했던 것들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환자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절망을 보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을 포기하지 못하고,  

점점 사라져가는 그들을 놓아줄 수가 없다.

그렇게 환자와 가족들은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힘들어진다.

오스카는 환자들이 임종을 맞이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환자의 곁을 지킨다.

의사조차 감지하지 못한 마지막 순간의 냄새를  오스카는 신기하게도 알고 찾아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오스카의 미스터리한 능력을 조사하는 데이비드 박사의 이야기와 더불어

만성 질환으로 인해 두 다리와 양손이 곱아버렸음에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아이다 할머니,
치매에 걸린 루스 할머니를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피는 프랭크 할아버지,

일찍 남편을 잃고 싱글맘이 되어 이제는 스티어하우스의 ‘어른 아이들’까지 돌보게 된 메리 간호사 등
오스카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그 특별함을 더한다.   

 

오스카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옆에서 두렵지 않게 동행이 되어준다.

한 사람이 다음 세상으로 가는 길에 함께 있어주면서 그들을 지켜주는 것이다.

또한 가족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지옥 같은 슬픔을 견뎌내도록 도와준다.  

오스카는 평소에는 붙임성 좋은 고양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임종한 환자의 가족들에게 먼저 다가가 함께 걸어주고, 만지도록 허락하며 위로를 준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의 가족을 잇는 가교 역할도 한다.  

요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의 가족들은 오스카를 보면서 집처럼 다정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

오스카의 가장 큰 능력은 어쩌면 '임종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로하고 안정을 주는 '공감력'과 '배려심'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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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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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말 하루키가 좋아요. '작가'라는 말을 거침없이 붙일 수 있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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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단추를 가진 미나 - 야마구치 교수의 사회학 세미나
야마구치 가즈오 지음, 이목 옮김 / 이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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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사회와 경제 공부를 할 수 있다니 완전 기대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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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1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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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베스트 1위!!! 쌍둥이별 읽고 너무 감동받았는데, 이번 책도 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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