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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1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수능을 보기 위해 사회탐구 과목으로
윤리와 사상을 공부했다. 철학을 배우는 과목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를 했었다. 나의 ‘생각’보다는 ‘정답’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 암기식으로만 ‘공부’해 온 철학이, 이런
말랑말랑한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는 분야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주인공
소피는 15살 남짓한 여자아이다. 소피에게 찾아온 의문의
편지.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알베르토 크녹스라는
철학자의 우편을 통한 철학 강의가 시작된다. 에덴 동산을 시작으로 해서 시간순으로 철학 강의가 진행되는데, 소피라는 어린 아이를 편지의 수신자로 설정한 만큼 책의 내용 또한 딱딱하지 않다. 특히 이해를 돕기 위해 드는 여러 비유들이 흥미롭다. 데모크리토스는
만물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개념을 ‘레고’에 비유한다. 레고
한 조각은 더 이상 쪼개질 수 없고 다른 레고 조각과 결합해 수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원자도
마찬가지로, 다른 원자와의 결합을 통해 온갖 것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이 레고 이야기는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이어지는데, 이러한 연결성이
이 책을 한결 더 편하게 대하게 한다.
소피의
철학 선생님은 강의를 시작하기 전 소피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들을 통해 소피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물론 그 질문은 소피에게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동일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 철학 선생님은 미리 던져놓은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이 아닌,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철학이란 것이 단순한 어떤 사상가의 생각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설득력 있는 생각인지를 설명해준다.
철학이 딱딱하게만
느껴졌다면 편하게 발을 들여놓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