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서평단을 신청하여 읽은 책. 제목도 매력적이지만, 물리학의 이야기들을 우리의 삶 속에 녹여 쓴 에세이에, 시까지 책의 소개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물리는 언제나 어려웠다. 학교시간에 배웠던 물리도 어려웠고, 영화에 나오는 물리학자들은 언제나 칠판 하나 가득 온갖 수식을 쓰며 우주선의 궤도나 별의 위치를 계산한다. SF영화에서는 상대성이론에 따른 광속여행이나, 블랙홀과 웜홀, 원자력에 대한 이야기들을 단골로 다룬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물리학의 개념들은 일상과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여행하지도 않고, 저 멀리 별들의 신호를 잡아야 할 일도 없으니까..

 

고등학교 때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4가지 분야로 나뉘어져 각각 다른 학문인 것처럼 공부를 했다.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은 별개의 학문이고 심지어 여기에서 더 세부적으로 나눠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생물학을 전공 하고 이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다보니 깊이 들어가면 물리법칙이 그 근간에 깔려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물학은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지만, 그 생명체들의 근간을 쪼개고 쪼개다 보면 화학에서 다루는 분자들의 변화를 보게 되고, 이 분자들의 변화를 관찰하다보면 물리학에서 다루는 원자와 전자, 그리고 인력과 척력 등 물리법칙이 우리 몸 안에서 적용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오히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물리를 더이상 배우지 않게 된 지금, 물리법칙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에 흥미가 갔다. 멀게만 느껴지는 물리학의 이론들을 우리 일상과 어떻게 접목시켰을까?

그리고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리학의 이론들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알려주지는 않지만, 그 개념들은 확실히 잡아주고 이를 우리의 삶에 비추어 친숙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별 이야기로부터 출발한 이 이야기는, 우리를 둘러싼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들을 쪼개고쪼갠 분자와 원자, 양자의 세계로 갔다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더해 다시 우주로 돌아간다. 아주아주 작은 미시세계도, 또 아주아주 커다란 거시세계도 아직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지만, 과학자들은 계속 상상과 연구를 통해 하나하나 비밀을 밝혀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세상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보다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아 인간의 인식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이 더 많겠지만,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바로 앎의 출발이니 그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거대한 우주는 엄청나게 많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 우리가 흔히 보는 물질은 그 안을 파고들어가보면 작은 물방울 하나에도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수만큼 많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물방울 하나도, 원자의 입장에서 보면 우주나 마찬가지로 거대하겠다 싶다. 그리고 이렇게나 작은 원자들의 세상에서 관찰되는 현상들을 물리법칙으로 설명하다보면 이상하고 신비롭게 느껴지지만, 이 원자 하나하나를 이 거대한 우주에서 원자나 마찬가지인 우리와 비슷하다 생각하면 또 이해가 될 법한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우리의 인식의 범위를 벗어난 세상을 탐구하다보면, 이제 더이상 과학은 과학이라기보단 철학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별들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고, 원자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원자들의 입장에서는 별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가늠하고, 우주의 입장에서 원자나 다름없는 우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과학은 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한다. 이 절대적인 진리에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세부적인 이야기들이 파생된다. 그리고 다른 학문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추구가 극에 달하면 결국 같은 곳으로 통하게 되는 걸까?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의 결과가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수많은 별이 되고, 우주가 되고,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선택, 그것은 모든 존재의 존재 이유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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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와 시라니.. 제목도 감성돋는다.

 물리는 이론은 어려울지 몰라도, 온 우주를 감싸고 있다. 이런 물리가 에세이, 시와 만나 삶의 일부로 들어오면 이해도 쉽고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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