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라는 난제
고김주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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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주적인 사회에 대한 분노]

한 권의 책은 한 사람과의 깊이 있는 만남을 주선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저자와 독자 간의 다소 긴 대화가 시작된다. 눈을 맞추듯 활자 이면의 '사람'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저자와 그의 의도가 확연히 보인다. 저자들 중에는 독자와 소통하려 애쓰는 이가 있는가 하면 혼잣말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도 있다. 「민주주의라는 난제」의 저자 고김주희는 독자들의 무지함을 일깨우듯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지며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민주주의 사회라 하기에는 갈 길이 먼 한국 사회에 돌직구를 날린다. 호흡이 긴 문장이 대부분이지만 꾸밈없는 글이라 버겁지는 않다. 그저 비민주적인 사회에 대한 저자의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질 뿐이다.

[민주주의라는 과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리 민주적이지 않다. 저자는 그 원인을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치가와 재벌들에게 온전히 돌리지 않는다. 날카롭게 '민'의 무관심을 지적한다. 정치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민주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날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쟁취해낸 주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오늘날의 '민'들에게 화가 난 듯하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좋은 것이라 여기지만 자신과는 먼 이야기로 치부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에 의하면 정치는 그들만의 놀이, 그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다. 각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두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비로소 좋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 즉, 민주주의라는 난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향한 외침]

비민주적인 실태를 꼬집는 저자의 쓴소리에 괜히 역정을 내고 싶을지도 모른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신랄하게 고발하는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혁신적으로, 누군가에게는 독선적으로 비칠 수 있다. 이전 정부 때 출판되었다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분명 올랐을 책이다. 어떠한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더 나쁨과 덜 나쁨의 차이에 의한 착시일 뿐, 내가 보기에는 그저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 같다.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우지 못하는 이야기, 미디어에서는 쉽사리 다루지 못하는 이야기를 저자는 거침없이 내뱉는다. 아마도 사익에 눈이 먼 정치가나 자본가들은 대중이 이와 같은 책이 아닌 연예계 뉴스나 스포츠에 시선을 고정하길 바랄 것이다. 그들의 바람과 달리 진정으로 노예근성에서 벗어나길 원한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와 보다 깊은 대화를 해보길 권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위한 연대]

부끄럽게도 나 역시 내 집값만큼은 오르길 바랐다.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여겼고, 은연중에 재벌을 용인하고 선망했다. 난민은 물론이고 소외된 이웃의 아픔에도 무심했다. '좋은 민'이 아님을 자각하지 못한 채 '나쁜 사회'만을 탓한 나를 반성한다. 더 이상 민주주의가 이기적인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한다. 일상의 정치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공동의 이익을 위한 목소리를 함께 낼 때,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그야말로 참된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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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4788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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