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 심리학
이지안 지음 / 글항아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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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처음이기에]

심리학을 전공하고, 수년간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온 상담자라 할지라도, 엄마는 처음이기에 초보 단계를 건너 뛸 순 없었다. 배웠으니 뭔가 다를 것 같지만, 배움은 밤마다 자책을 위한 수단으로 즐겨 쓰였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수도 없이 눈물을 삼키고, 훔치고, 쏟아냈다. 그럼에도 배웠기에 보다 수월하게 그 시기를 지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점(利點)을 알기에 나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픈 마음이 크다. 나에게는 아직 꿈이지만 그 꿈을 실현한 이가 있다. 이지안 작가. 그녀의 책은 내가 가야 할 길을 예고한다.

꼭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노련한 엄마가 된다. 누가 뭐라 해도 내 아이의 전문가는 바로 엄마인 '나'니까. 다만 심리학을 알면 시행착오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발달학, 영양학, 응급처치학도 모자라 이제는 육아를 위해 심리학까지 공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괜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초보 엄마 심리학」, 이 한 권이면 충분할 테니.

[엄마가 아니면 모를 이야기]

보통의 육아서에서는 엄마의 심리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 그보다 아이의 심리와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으레 엄마라면 '~해야 한다'라는 말을 한다. 반면 「초보 엄마 심리학」은 육아로 고달픈 시기를 보내고 있을 초보 엄마의 마음을 섬세히 어루만진다. 그리고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야말로 기존 육아서들과는 다른​ '엄마 중심 육아서'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심리학자로서만이 아니라 선배 엄마로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엄마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지만 육아전문가들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내용까지 다룬다. 엄마가 아니면 모를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풀어놓는다. 그러니 엄마들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초보 엄마라면 폭풍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막 초보 딱지를 뗀 엄마라면 나처럼 '맞아 맞아'하며 맞장구를 치지 않을까.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는]

넘쳐나는 육아 정보 속에 엄마들은 반전문가가 되어간다. 게다가 각종 육아템이 육아를 돕고는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요즘 엄마들이 더 힘들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왜 힘들 수밖에 없는지 조목조목 짚어주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친절한 가이드 덕분에 모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육아의 길은 평탄치 않겠지만 이전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육아할 수 있을 것 같다. 갓 엄마가 된 여성들을 위한 책이지만 그들만을 위한 책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나'를 잃어버린 채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에게도 힘이 되지 않을까.

책 곳곳에 엄마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를 꾹꾹 담아낸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저자는 지면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그저 구성이 아쉬울 뿐이다. 제목처럼 심리학을 근거로 하지만 에세이에 가까워 보인다. 마치 저자가 옆집에 사는 심리학자 언니 같다. 제목에서 이 친근함을 강조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나의 적응이었는지 저자의 변화였는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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