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성장 사전 사춘기 사전
박성우 지음, 애슝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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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사전이 아닌 따뜻한 사전]

글을 쓸 때면 사전을 가까이한다. 적절한 말을 찾고, 제대로 쓰기 위해 수시로 사전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어휘가 쌓이고, 조금씩 더 나은 글이 완성된다. 사전은 그렇게 나를 성장시킨다. 사전이 개인의 성장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말이 가지고 있 힘 덕분이지 않을까. 「사춘기 성장 사전」또한 그 말의 힘을 한껏 살린 책이다.

이 책은 사춘기의 성장과 관련된 62개의 말을 소개한다. 말이 쓰이는 상황이 각각의 말에 댓글처럼 2~3가지씩 달려있고, 덧붙이는 글과 예시, 사전적 정의, 그림이 각자의 방식대로 그 말을 부연 설명한다. 여느 사전처럼 쉽게 읽히고, 쉽게 써먹을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을 쏙 뺀 사전과는 달리 「사춘기 성장 사전」은 10대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담아내 감성을 자극한다. 읽다 보면 머리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머릿속에, 마음속에 새겨진 말들은 사춘기의 성장에 좋은 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음이 말이 되어]

요즘 애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신기하다. 몇 안 되는 말로 그들끼리 소통한다. 마치 어른들의 '거시기'처럼. 서로 통할지는 몰라도 사춘기의 복잡 미묘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감정과 생각을 물으면 아이들은 쉽게 답을 못한다. 순화한 예로, 슬퍼서 짜증 날 수 있고, 화가 나서 짜증 날 수 있는데 '짜증 나'로 통일한다(짜장면도 아니고;;). 그러면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도, 온전히 표출할 수도 없다.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기도 어렵다. 사춘기, 말로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고 답답하기만 할 때,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말로 변환한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사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보면 이게 책인가 싶을지도 모른다. 그저, 메신저와 SNS의 단문에 익숙한 세대를 겨냥한 책이다. 그들만의 언어인 신조어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충분해 보인다. 사춘기의 자녀를 상대하는 부모, 교사, 상담사라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펼쳐 보는 것도 좋다. 더 나아가 단순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댓글 달듯 자신의 경험을 추가해 보기도 하고, 말들을 활용해 자신의 사춘기 성장에 관한 글을 써본다면 더욱 유익하지 않을까.

[사춘기는 위기가 아닌 기회다]

급변의 시기임과 동시에 기존의 것들을 뒤엎어버림으로써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시기, 즉 사춘기는 카오스(혼돈) 그 자체다.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혼돈의 시기를 견뎌야 한다. 막다른 길 같고, 벼랑 끝에 선듯한 상황에 우울감과 절망감이 종종 밀려오겠지만, 누구나 지나가는 그 길을 지나는 것일 뿐임을 알았으면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사춘기는 훌쩍 자랄 수 있는 시기'다. 모든 10대들이 그 기회를 잡길 바란다. 이 책과 함께 악착같이. 그리고 이 시기를 충분히 만끽하며. 그렇게 꿈꾸며 성장하기를.

사춘기의 부모 또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아이의 반항은 부모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래서 힘겨루기를 하고, 짓누르려 한다. 사춘기 이전에는 이 방법이 먹혔을지 몰라도 이제는 아니다. 더 발악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의 반항은 사춘기 성장의 필수 코스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에 평화 가 찾아온다. 그저 아이가 성장하리라 믿으며 아이의 책상에 이 책을 슬쩍 올려놓자. 어쩌면 성찰하고는 겸연쩍어하며 만회하려고 곰살갑게 다가와 줄지도 모른다. 고진감래 라고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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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2972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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