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엄마의 말 품격
오수향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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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황후의 품격'을 패러디한 것인가. 'SKY캐슬'의 엄마들을 겨냥한 듯한 제목이 불편했다. 내 아이의 1등을 간절히 바라지도 않을뿐더러 내가 1등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19개월 차 엄마이다 보니 자녀교육에 대한 현실 감각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나는 연중무휴 24시간 아이와 함께 하고 있는 전업맘이다. 아이가 잠든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나면 늘 '이런 말을 왜 했을까', '이렇게 말할 걸' 후회하고, '이렇게 말하는 게 좋았을까', '어떻게 말하는 게 나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알고 싶었다. 품격 있는 엄마의 말은 어떤 것인지.

서두부터 '1등'을 외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이 책을 저평가할 뻔했다.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엄마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전략이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듯 '인성'을 중시하는 나 같은 엄마도 있다. 저자는 학업에서의 성공과 사회에서의 성공은 잘 자란 '인성이란 나무'의 '열매'에 불과하다는 걸 책 전반에 걸쳐 거듭 말한다.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성공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자녀의 성적이 오르길 원하는가? 자녀가 성공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내 아이의 인성을 길러주자. 이 책은 인성 중에서도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자존감, 책임감, 창의성, 정직함, 배려심, 감사함, 용기를 길러주는 법을 제시한다. 빨리 달려도 모자랄 판에 느리게 걷는 법을 알려주니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이란 집을 단단하게 짓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로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엄마의 말투가 아이의 인성을 결정합니다."(12쪽)라고 말하며 먼저 엄마의 말투를 바꿀 것을 권한다. 그리고 7가지 인성을 기르는 말투에 대해 다룬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가볍게 넘길 수는 없는 책이다. 육아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만한 알찬 정보가 가득하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저는 아동 심리 전문가가 아니며 단지 대화 육아 전문가..."(273쪽)라고 말했듯이 저자는 육아 대화법 전문가라는 점을 유념하고 읽기를 바란다. 저자는 유명인의 예화라든지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부모 자녀의 심리를 다루며, 자신만의 대화 노하우를 전달함으로써 '으쌰 으쌰' 해서 1등 엄마가 되게끔 이끈다. 자녀와의 대화 코칭을 원한다면 오수향의 "1등 엄마의 말 품격"이 딱이다.

특히, 말을 제법 하는 유아기의 자녀를 둔 엄마들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아이는 이제 말을 시작하는 단계라 배운 것에 비해 당장 적용할 만한 말투는 적다. 이후에 다시 펼쳐들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책에 나온 그대로 내 아이에게 적용할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자녀의 수준에 맞는 말투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을 배우고 있는 19개월 아들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 아이의 실패를 격려하는 말투

"괜찮아, 다음에 또 하면 되지 뭐" (63쪽) 이런 격려를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갖는다고 한다. 아이가 조금 어려운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자기 맘대로 안 되니 던지거나 짜증을 내며 포기할 때가 있다. 그때 이 말이 필요한 것 같다. "괜찮아, 다음에 또 해보자."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도록 격려하는 말투를 장착해 내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어야겠다.

2. 지시와 명령이 아닌 설명하는 말투

"엄마는 아이에게 지시와 명령하는 말투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지시와 명령은 아이를 순종적이게 하지만 수동적이게 만듭니다.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110-111쪽) 아이가 나의 말에 기계처럼 움직이길 바라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이에게 지시와 명령하는 말투를 즐겨 사용하고 있었다. 때로는 위험한 순간이라든지 단호해야 하는 순간 등 지시하고 명령하는 말투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특히 밥을 먹을 때 "밥 먹어.", "밥 먹어야지." 가 아니라 "밥을 먹어야 해. 왜냐하면 밥을 먹어야 힘이 나서 더 신나게 놀 수 있고 키도 쑥쑥 커질 수 있어."라고 설명해줘야겠다.   

3. 아이를 존중하는 말투

"아이가 말문이 뜨이는 2~3세부터 존댓말을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존댓말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일상적인 것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애정 표현 중심으로 존댓말을 시작해 보세요."(222쪽) 그래서 아이에게 스킨십을 하며 "사랑해요.", "안아줄게요."라고 자주 말해주려 한다. 그리고 먼저 부모가 서로를 존중하며 존댓말을 하면 아이도 자연스레 존댓말을 배우지 않을까 해서 어색하지만 남편과 존댓말을 시작했다. 호칭도 '오빠'에서 '여보'로 변경 중이다. 

4. 특별한 행동을 칭찬하는 말투

"...엄마가 먼저 생각하는 기준의 틀을 깨야 합니다. 이해하는 폭이 넓어야 합니다. 작은 것에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154쪽) 아이와 있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저지레하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엄마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그러나 이 행동은 특별한 행동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은 이걸 찾았구나.", "여기도 열 수 있어?", "여기에 이게 있는 걸 어떻게 알았대?"라고 칭찬해주고 함께 정리하는 걸로...

5. 규칙을 지키도록 하는 말투

"통상적으로 아이는 8개월쯤부터 규칙을 인지하다가 25개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규칙을 지킬 수 있습니다."(185쪽) 내 아이는 아직 두 돌이 지나지 않았지만 스스로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자러 가기 전에 잠옷을 들고 오는 것을 보면 규칙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할 수는 없지만 "규칙은 지켜야 하는 거야"라고 말하며 일관되게 규칙적으로 행동해야겠다.

6. 감사를 표현하는 말투

"...엄마는 아이가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 감사를 생활화하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233쪽) 이 말을 따라 작은 것에도 심지어 감사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감사할 줄 아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겠다. 그리고 아이에게 "오늘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해", "내가 너의 엄마여서 감사해" 하며 적극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7. 실수를 용인하는 말투

"... 아이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는 실수를 너그러이 용인하는 관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아이답게 실수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유로우며 용기를 잃지 않고 당당할 수 있습니다.(279쪽) 처음에는 나긋나긋하게 말하다가 그리고 단호하게 말하다가 반복되는 아이의 실수에 폭발할 때가 있다. 그래... 아이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말자.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이가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말을 건네보자.  "괜찮아. 실수할 수 있어.",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자", "다시 한 번 해보자, 이번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거야."

무엇보다 편안한 마음에서 이와 같이 따뜻한 말투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엄마가 말투를 고치려면 먼저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합니다."(39쪽)라고 말한다. 아이 돌보는 일에 치여 마음을 방치했다가는 아이의 인성을 망칠 수 있다. "미타임(me-time)...이는 나 자신만을 위한 에너지 충전 시간을 말합니다."(44쪽) 이처럼 육아에 시달리는 엄마에게는 '미타임'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이 일련의 작업이 '미타임'이다. 책에서는 '미타임'을 갖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 속의 활동 페이지를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끄적이다 보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모든 엄마들이 이 책과 함께 아이의 인성을 기르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그리고 자연스레 따라오는 성적과 성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품격 있는 엄마가 되길 바란다.

 

[원문 : https://blog.naver.com/counselor_woo/22148797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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