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산의 기술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3
우메사오 다다오 지음, 김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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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사오 다다오 교수가 쓴 지적 생산의 기술은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과 지적 생산물을 얻는 방법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생각 정리 기술, 문헌 정리 기술,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에서 언저리에 맴도는 것은 기술 부족이란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역자 후기를 읽으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자발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타인에게 새로운 정보와 지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지적 생산이며 그런 기술을 높이는 방법으로 메모하는 법, 메모와 독서 카드 정리하는 법, 읽기와 쓰기 그리고 독서와 독서 노트 작성법, 글 쓰는 방법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 담긴 책이라고 하면 이 책을 소개하는데 충분하다. 책은 작고 부피가 얇아서 읽기 어렵지는 않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문학적 글쓰기만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역시 국문학 출신자들이 문학적 글쓰기를 가르치는 경향이 강해서라는 주장에 나는 공감한다. 지적 생산은 비문학 글쓰기라는 점에 위안을 얻었다.

*독서와 독서 노트 작성법 참고 

 

p.13.
학문의 길에 서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며, 누군가에게 끌려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많이 가르치면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를 잊어버린다.


p.18.
나와 같은 중견 연구자만 하더라도 연구 능력이 굉장히 떨어진다. 머리가 나쁘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다. 이유는 단 하나, 방법이 서툴러서 그렇다그래서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항상 핵심의 언저리만 헤매고 있다. 솔직히 말해 기술 부족이다. 

p.20.
정리하는 기술을 익혀두기만 해도 연구 성과가 높아진다. 문제는 당사자인 연구자들이 이런 기술을 무시하고 있다. 

p.24.
지적 생산이란 뇌가 움직여서 뭔가 새로운 것(정보)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정확할 것이다. 지적 생산이란 개념은 지적 활동에 의하지 않은 생산과 대립하고, 지적 소비(독서의 즐거움)라는 개념과도 대립한다. . 

p.38.
지적 생산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 한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하려는 자세다. 그다음으로 생각을 직접 실천해보려는 용기다. 끊임없는 자기 변혁과 자기 훈련만이 스스로를 지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p.47. 
발견의 수첩 활용
나를 예로 들자면 새로운 일을 경험하거나 생각해냈을 때 금방 잊어버린다. 그 증거로 '발견의 수첩'을 다시 읽어보면 완전히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나타나곤 한다. 전에 한 번 '발견'했던 것을 잊고 있다가 다시 똑같은 내용을 '발견'하게 된 셈이다.


p.136.
정신의 흐름을 안정화시키는 기술, 완전한 두뇌 활동이 가능한 상태를 확보하는 기술이 우리가 추구하는 지적 생산의 기술이다.

p.139. 독서법
맛있는 음식을 먹듯 재미있는 책만 읽어라가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을 유지하듯 좋은 책을 읽어라. 따라서 독서에서도 기술론과 감상론은 별개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었다'와 '보았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된다. 한 번 책을 골랐다면 끝까지 다 읽는 게 가장 좋은 독서법이다.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다는 후회가 생길 수도 있고, 또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에 대해서만 '읽었다'고 말한다. 일부만 읽었을 경우에는 '읽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책을 '보았다'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본 것'만으로도 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서의 기초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다.


p.159.
독서의 즐거움을 향락하는 기분도 좋지만 이런 독서는 단순히 소비적일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기술은 생산적 독서법의 터득이다. 이러한 독서는 곧 창조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읽기-밑줄 치기-밑줄 친 내용으로 독서노트 작성-두 번 읽기 완성.

문장은 훈련과 기술이 필요하다.
p.248. 생각을 정리한다.
글의 핵심은 생각 정리.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는 생각의 정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생태.

p.250. 생각 정리 법, '고자네' 법
작은 종이 B8판(포스트잇으로 대처할 수 있을 듯) 종이에 주제와 관련이 있는 단어, 구절, 또는 짧은 문장을 적는다. 이미 가지고 있는 카드, 발췌한 자료, 책에서의 지식, 사용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종이에 써본다. 그리고 책상 위나 방바닥에 나란히 늘어놓는다. 관련된 것들끼리 묶음으로 포개놓는다. 분류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몇 개의 묶음이 완성되면 논리적으로 이치에 맞다고 판단되는 순서로 이 묶음들을 배열한다. 순서가 정해진 후에는 호치키스를 찍는다. 이것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이 종이 묶음을 고자네라고 부른다. 고자네는 중세 시대에 갑옷을 만들 때 조그마한 가죽 널빤지를 끈으로 이어 맞춰 갑옷의 형태를 미리 잡아주었는데 그 널빤지를 고자네라고 한다. 
(고자네와 관련된 링크 https://blog.naver.com/lgicman/140031865958)

고자네가 몇 개씩 만들어졌다면 이번에는 고자네와 고자네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성을 고려해봐야 한다. 그리고 논리적인 연관성이 있는 고자네끼리 다시 묶음을 만든다. 경우에 따라서 고자네를 해체하기도 하고, 다시 결합시키기도 하고. 고자네는 그 자체로 원고의 개요가 된다. 고자네 법은 논리적이고 정리된 문장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고자네 법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문장 기술이다. 

p.255. 발상의 체계적 기술
KJ 법이란 이질적인 데이터의 결합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의미를 발견해내는 새로운 아이디어.

p.258.
짧고 간단하면서도 의미가 충분히 통하는 문장이 가장 생산적인 문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에게서 필요한 지적 생산을 위한 기초 기술은 문장이다(그러나 문예적인 표현까지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이 이해하도록 전달할 수 있는 기능적인 문장만으로도 충분하다. 지적 생산의 기술로서 훈련을 필요로 하는 것은 비문학적인 문장이다.

현재 문장 교육은 문학 작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국어 수업은 국문학 수업과 혼동되고 있다. 국어를 가르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국문학 출신이며, 문학적인 지향성이 강하다. 오늘날에 있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문학 수업이라면 당연히 국문학 전공자가 담담해야 한다. 그러나 국어의 문제, 나아가서는 문장의 문제라면 정보공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역자 후기에서


절대다수가 정보화시대에 소비자 및 관찰자로만 머무르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너 나 할 거 없이 꾸준히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지적인 신진대사가 이루어짐이 마땅한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제일 큰 문제점은 우리 교육이 여전히 주입식 암기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SNS의 출현으로 우리는 지적 생산의 욕구마저 남에게 의존하는 편리성에 길들여져 버렸다. 인류 역사를 고찰하건대 길들여짐은 언제나 인간을 사회의 부품으로 전락시키는 악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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