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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전쟁 ㅣ 큰곰자리 21
전은지 지음, 이경석 그림 / 책읽는곰 / 2015년 11월
평점 :
한 교실에서 생활하는 두 친구간의 끊임없는 말다툼때문에 같은 반 친구 전체뿐 아니라 선생님까지도 폭발직전인 상황이다.
선생님은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쪽지로만 대화하도록 하셨다. 선생님의 생각은 말보다 글은 신중해야 되니, 두 사람간의 관계가 더 진정되고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였다. 그러나, 쪽지로 싸우는 것도 말 이상의 잔인함이 생길 뿐이고 이 책의 주인공인 헌철이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수혜와 지현이는 처음의 사소한 놀림부터 시작한 말다툼이 각자의 아킬레스건까지 건드리며 교실이든 복도든 그 분함을 참지 못한다.
두 학생이 주고받은 쪽지가 싸움의 수단이지만 참으로 거칠고 한편으로는 맛깔나기도 하다. 좀처럼 두 사람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에서 어쩔수 없이 쪽지전쟁을 타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주어졌다. 모둠활동으로 학급신문을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걸 제대로 못하면 모둠원 전체가 벌청소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헌철이는 그야말로 수혜와 지현이의 사이를 화해시키지 않고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한다. 헌철이의, 선의의 거짓 쪽지가 수혜와 지현이 사이에 화해무드를 조성한다. 선생님이 타주시는 달콤한 코코아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요즘 학급 상황에 비하면 이렇게 천사같고 책임감있는 헌철이라는 캐릭터는 찾기 어렵다. 물론 수현이나 지혜도 두 사람 사이는 말 전쟁을 방불케 하지만, 부모님에게 상대방을 헐뜯는 말도 하지 않고 학교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문제가 실재로 요즘 학교에서 일어난다면 그 학급은 학교폭력으로 담임은 굉장히 힘들어할 상황이며, 담임은 양쪽 부모님 중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기 쉽다. 또한 헌철이 같은 학생을 해결사로 내세우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어찌되었던 이것은 소설이고, 맛깔나는 헌철이의 거짓 쪽지 또한 달콤한 코코아의 위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