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원 - 상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6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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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문학이라는 영역을 선호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좋아하지 않는 영역이었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남과 북의 관계에 대한 뉴스들에 진절머리가 났고, 그것을 다룬 문학은 식상하다 못해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홍상화 작가의 작은책 시리즈가 분단문학을 다루지 않았다면 나의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멍에 이후로 나오는 시리즈마다 챙겨서 읽고 있는 한국문학사의 작은책 시리즈는 언제나 특별한 메시지를 주는 듯 하다. 이번에 출간된 정보원이라는 소설은 남과 북의 간첩, 정보원을 소재로 삶의 가치와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는 사전적 의미로 무언가를 제약하고 있는 관념이나 신조의 체계, 사상, 이념이라는 어려운 단어들이 잔뜩 들어있어서 단어 자체를 듣기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분명하게 알고 가야 하는 단어다. 형태는 조금 다를지라도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들만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원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져 북한 의용군으로 자원 입대하는 정사용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측 정보요원인 김경철의 북한행으로 끝을 맺는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에 대한 작가의 표현력이 더욱 놀랍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고,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들은 모두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홍상화의 정보원은 분단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더불어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삶의 가치를 접목한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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