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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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배경인 '부산'과 그곳에 가는 기차 안은 내가 알던 곳이지만, 낯설다. 내가 아는 아이들이었지만, 이젠 낯선 어른이 되어버린 친구들의 얼굴과 같다.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지'라고 한 때 당차게 이야기 했던 사람들도, 이젠 낯선 목소리를 가진 타인이 되었듯이.

이 책은 앞서 읽었던 은모든 작가님의 <안락>에 비해서 좀 더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박솔뫼 작가님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번 작품이 처음 읽어보는 건데, 작가님의 확실한 세계관이나 글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느낌은 <백의 그림자>와도 비슷하다. 물론 내용은 완전 다르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에서......

그러고보니, 이 책은 여성만이 등장한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이렇게 온전히 스토리를 풍성하게 이끌어 나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대단하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뭔가 빼먹은 얼굴이 돼서 만난다. 그건 못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전혀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으로 다음 장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겠지.

/ 26페이지


만날 수 없는 아이들이 각자의 세계 속에서 증발되지 않기를. 빠른 속도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흔들린채로 각자의 얼굴은 지속되어 서로 모르는 어른으로 살아남게 되면 좋겠다.

/7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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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은모든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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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흔들어 놓는 건 언제나 아주 작은 것이었다. 」

이 책은 이번에 아르테 책수집가 활동을 하면서 받은 책인데, 아껴서 읽다 보니 이제야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몹시 반성중이다. 2주 내에 써야 했는데, 생각보다 책이 (얇은 겉모습과는 달리) 깊이가 있어서 두 번 읽으며 곱씹느라 시간이 더 걸렸고, 거기에 이 책을 도대체 어떻게 내 말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더 시간이 늦어버렸다. 그래도 그만큼 좋아서 망설였다는 것은 좋은 게 아닐까?

여튼 더 망설이다가 영영 못쓸 것 같아서 간략하게 올려보는, 소개글이자 추천글.

먼저 간략한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시공간 배경은 2018년으로부터 먼 미래의 서울이고, 주인공인 '지혜'는 학교에서 영양사 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녀의 할머니의 '존엄사'결정을 위주로 이뤄지고, 지혜는 할머니를 보내는 손녀의 마음을 보여주면서도 그 사건이 가족에게 가져오는 여파들을 전달하는 하나의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할머니의 세 딸은 모두 할머니와 다른 관계 속에 존재하며, 할머니의 결정에 극명히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데, 여기에서 작가는 과하게 신파조가 아닌 담담한 어투를 유지하면서도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는 '손녀'의 마음을 잘 담아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인 '지혜'는 왜인지는 몰랐지만, 늘 그래왔던 '문제'들을 풀어나간다. 할머니와 세 딸은 그렇게 서로의 '정해진 이별'을 앞두고 서로의 관계를 정리해 가는데,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가장 성숙해져간다.

이 책도 그렇고 다음 소개 할 작은책 '인터네셔널의 밤'도 그렇고 겉으론 '작은 책'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전혀 작지 않다. 무겁고 가득 찼다. 내용이던 생각이던.

아무래도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이면서도, 우리 모두가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이기에 계속 책을 읽는 중간에 과연 나라면? 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과연 나라면 어느 순간에, '아 이정도면 다 살았다!'하고 놓고 떠날 수 있을까?

과연 나라면, 떠나는 사람을 웃으며 보내줄 수 있을까? 아니면 나도 '난 어떡하라고!'라고 붙잡을까?

겉으로 '그래 잘가-'하는 것 말고, 그 사람이 그러한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다 이해하고 진심으로 웃으며, 할머니가 원했던 것처럼 잔치 치르는 것처럼 웃으며 안녕-을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이런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론 그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할 나만의 마음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별'이란 게 어느 순간 사고처럼 다가와서 더 슬픈 게 아닐까, 끝이 정해져 있다면 혹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면 우린 조금은 더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였다.

물론 세상에 온전히 아름답고 모두가 후에 웃으며 추억할 이별이 어디있겠냐만은.


(...) 사방에 핏방울이 튀도록 한 만행까지도 깨끗하게 기억이 없다니. 그보다 더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조금도 기억하지 못할까. 할머니가 맞이하는 죽음이란 이렇게 고통도 기억도 일순간에 지워지는 과정인 것일까. 그럼 그다음은 어떤 게 기다리고 있을까.

/ 98 페이지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셈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긴장이 됐고, 그러자 시간이 몇 배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 139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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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잘 다녀와 + 잘 지내니 - 전2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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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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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읽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 읽다보니 요즘 나오는 많은 에세이들과 비슷해서 오히려 동화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에게 읽히는 것 보단, 그냥 어른을 위한 동화.

사람과의 관계라는게 이렇게 떠나는 것을 잊고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도 살아간다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나만 이렇게 답답하고 외로운 건 아니구나, 하고 안심했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도 많고, 한 편 한 편이 다 밑줄을 남길만큼 좋았다. 그리고 다람쥐 일러스트는 정말 신의 한 수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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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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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귀엽다. 누가 동화를 애기들 것이라고만 했나! 나도 동화 좋아하는데!
‘귀염뽀짝‘이란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동물 친구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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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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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서 가슴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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