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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고수 ㅣ 모두의 레시피 1
박누리 지음 / 맛있는책방 / 2020년 4월
평점 :
"이거 세제맛 아니야?"
"야, 완전 퐁퐁 맛 같은 게 나. 완전 이상해."
이렇게 고수를 모르는 이들이 고수를 폄훼할 때마다 나는 내 쌀국수, 혹은 내 마라탕, 혹은 내 라면, 혹은 내 볶음국수에 고수를 듬뿍 넣으며 구시렁거리곤 했다.
―너희는 고수를 몰라. 고수의 진가를 알면 중독될 수밖에 없다니까?
그렇게 홀로 투덜거리면서 언젠가는 고수를 향한 나의 사랑이 찬란한 빛을 발하리라 믿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고수 사랑을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책이 나올 줄이야. 책 표지 디자인부터 가슴이 설렜다. 이거 보세요 여러분, 고수는 패턴으로 만들어도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니까?
좀 더 다채롭게 더 맛있게 더 멋지게 고수를 활용해서 먹을 방법은 없을까 하며 늘 위장 한구석이 갈급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그 갈증이 시원하게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다양하게 써먹어 볼 생각을 못 했었네! 와, 이건 정말 괜찮은데! 감탄하며 혹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요리책을 이렇게 두근두근 벅차는 마음으로 읽기는 또 처음이다. 마음에 드는 레시피, 꼭 해봐야지 싶은 레시피마다 열심히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더니만 얼핏 보면 책이 사방으로 색색의 포스트잇 머리카락을 화려하게 휘날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 간에, 세상의 핍박받는 고수 사랑꾼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나아가 새로운 고수 세상의 층위를 열어준 작가님-요리사님-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리고 이렇게 찰떡같이 알맞은 책 디자인을 해준 분과 책 출판사 분들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