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뱅이 다이어트 : 단맛 편 - 편하게 빼보자
이토 리사 지음, 김수연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게으름뱅이 다이어트 단맛 편


직장을 잡고, 식습관이 불균형한 업무를 맡게 되면서 그간 체중이 많이 불었다. 부끄럽지만 맞지 않게 된 옷을 입으면서 괜히 툴툴거리고 내 탓이 아닌 양 다시 과자를 집고, 술을 마시기 일쑤였다. 행복해서, 외로워서,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어서, 스트레스받아서, 월급을 받아서, 아니면 그냥. 이유와 상관없이 살찔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마련하면서까지 먹고, 마시고 살이 많이 찌고 나니 이제 와서 후회가 되었다. 이번 여름에 마음을 먹고 식이조절을 하고 있는데 가장 쥐약이 게으름과 단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뭔가 책 이름부터 다이어트가 시급한 이들의 구미를 당기지 않는가. 나는 별로 고민하지 않고 이 책을 골랐고, 이내 이 책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을 느끼는 것에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만화책이기 때문에 30분이면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이며, 내용도 어렵지 않다. 문제는 분량이나 형식이 아니다. 이 책은 팁이 아닌, 실패담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책 제목에도 있지만, 표지에 적힌 강력한 문구 때문이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편하게 빼보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편하게 살을 뺄 수 있다니, 그것도 게으름뱅이라고 대상을 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게으름뱅이지만 편하게 뺄 수 있는 방법을 자문하려고 했다면 그건 완전 오산이다. 나처럼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느낄 것이다. 이 책은 게으름뱅이들이 편하게 뺄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게으름뱅이인 작가가 결국 편하게 빼려고 노력했다가 실패한 실패담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뭔가 게으르게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해답을 기대했던 내게는 작가가 그런 생각으로 한 것들이 모조리 망했으니까 게을러지지 마시고, 부지런하게 살 빼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의 뒤표지에는 47~63kg를 오가는 몸무게 변천사라고 하는데, 변천사라기보다는 각종 다이어트를 시도한 기구한 에피소드의 전말을 묶어 놓았다. 엔도몰로지 다이어트, 48시간 다이어트, 지압점 다이어트, 검은 콩 다이어트, 요구르트 효소 다이어트, 국수 다이어트, 혈액형별 다이어트, 스포츠센터 다이어트, 스벨트 다이어트, 시상식 다이어트, 통학 다이어트, 암반욕 다이어트 등을 하면서 망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48시간 다이어트는 48시간 동안은 성공했다는 것, 스포츠 센터나 시상식 효과도 조금 영향을 미치긴 했으나 지속성이 없었고 일시적이었다는 점에서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에피소드도 단 몇 페이지의 컷이 전부이기 때문에 신선함도 없었고, 일본식 코믹이 그다지 재밌지도 않았다. 책 선정부터 내용까지 나의 기대와는 조금 어긋났던 것 같다.


작가도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한다. '게으름뱅이였어도 이렇게 빠졌다'는 작품 방향이 어긋났다고 말이다. 계속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에 나는 책을 덮으며 할 말을 잃었다. 타산지석이라 할 것도 없고, 보고 배울 것도 없었고, 더구나 일본인 작가다 보니까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깨달은 것이 있다면 우리나 일본이나 다이어트가 중요하고, 다이어트는 30, 40대가 되어도 숙명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당장 나가서 살을 빼도록 하라는, 일종의 암묵적 충고가 책을 읽고 난 후의 간단한 내 느낌이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을 통해 게으르게 살 빼려고 했던 것 자체가 어리석은 요행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심심풀이로 읽을 만한 책인데, 아무쪼록 그냥 이 책을 쓴 작가가 나 같고, 내 친구 같아서 둘 다 다이어트에 성공할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작가 캐릭터나 만화체는 조금 귀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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