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글쓰기 -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
박종인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자의 글쓰기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에 항상 글을 잘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고민하는 편이다. 지침서로는 어떤 책을 참고하면 좋을까 매번 고민하는데, 개인적으로 기자 출신 작가가 쓴 안내책자를 즐기는 편이다. 객관적이며 명확하고, 대중성까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읽게 된 <기자의 글쓰기>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에서 박종인 기자가 진행한 글쓰기 강연을 토대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에 주목할 만하다. 쉽게 가지 못하는 강연 내용을 책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의 글쓰기>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내용이 인상 깊었다. 글쓰기 지침서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적이 드물었는데 역시 전문가답게 탁월하게 내용을 구성하였다. 1장을 예로 들면, 1장 소제목인 쉬움, 짧음, 팩트 여섯 단어에 매료되었다. '의'와 '것'을 문장에서 삭제하라는 주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문장에서 '의'와 '것'에 대한 지침은 많았으나, 이 책은 도발적인 반전 구성으로 흥미를 사로잡고 있었다. 가령 "글은 팩트다."라는 부분도 꽤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다. 여타 글쓰기 책은 중간마다 선택해서 뽑아 읽기 방식을 구사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또 기억에 남는 구절은 '신문 독자는 중학교 1학년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한 대목이다. 문장을 쉽게 풀어 쓰라는 의미이다. 대학원 논문 학기 때 지도교수님이 논문을 읽어보시더니 "네 동생이 몇 살이지?" 물으시고는 "10대인 네 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논문을 써라."고 말씀하신 게 생각났다. 이 밖에 작가가 내세운 여러 지침은 굉장히 명쾌하고, 이 책을 소장할 수밖에 없게끔 한다. 예시글들도 적잖이 싣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장할 만한 책이다.

 

후반부에 글은 쓰는 게 아니라 고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처음 이 책을 볼 때, 나는 어떻게 고치지 않고 한 번에 글을 쓸 수 있을까 배우고 싶었지만 우문현답이었다. 보통 글쓰기 지침서를 읽을 때는 작가가 말하는 지침 중에 내가 무엇을 지키고 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고민하며 읽기 일쑤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대조하기도 전에 누군가와 이야기하듯이 감탄하며 굉장히 몰입해 읽었다. 분량에 비해 가독성이 좋고 문장이 짧아 소리 내 읽기에도 적합하다. 15,000원이라는 책 가격이 절대 아깝지 않을 책이었다. 만약 문장을 잘 쓰고 싶다면 소장해 읽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작가처럼 이 리뷰를 쓸 때 책 제목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의'와 '것'을 쓰지 않았다. 하나씩 변할 수 있게 만드는 책, <기자의 글쓰기>를 재차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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