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다 - 이쯤에서 내 청춘도
김대연 지음 / 황금시간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핀다 : 이쯤에서 내 청춘도


이 책의 겉표지를 보면 이렇게 적혀 있다. '대학 다닌다고 지침, 알바한다고 지침, 야근한다고 지침, 무분별한 독려에 지친 청춘에게 전하는 위로의 지침'. 일, 사랑, 돈, 관계 등 청춘의 일상을 담은 이 책의 주제들은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나는 여기에 부모님, 진로 등 더 많은 고민을 곱절에 플러스로 보태어 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지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막 서른을 지나고 있는 저자처럼 나도 서른을 코앞에 앞두고 있어 이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굉장히 공감되었다. 심지어 본문 앞에 적힌 작가의 말부터 말이다. '서른'은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겼고,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고 무모함도 생겼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서른'의 개념이 내게도 적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들었다. 그리고 '빠른 걸음은 쉽게 지친다'는 문장에도 격한 공감이 들었다. 나는 20대 동안 너무 빨리 걸어 발목을 삐거나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나거나 너무 숨이 가빠 아예 뛰지 못할 때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너무 빨리 뛰느라 주변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각박해진 마음 한 켠에 위로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풍자와 재치가 있다는 점이다. 일요일을 잃어버린 하루라 하여 잃요일이라고 표현한다던지, 뭐하나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굴러가는 머리를 잔머리가 아니라 잠머리라고 하여, '일단, 자고 할까?'라고 하는 부분에서 육성으로 웃음이 터졌다. '니가 먼데-나는 가까운데'라고 하거나 '마음을 다쳐서 그래서 닫혔다' 라고 하는 페이지도 작가의 언어유희에 재밌게 읽은 부분이다. 


특히 캘리에세이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 재밌는 부분은 따라 써보기도 했다. 캘리에세이라고 해서 많은 이야기를 얼마나 압축적으로 단 몇 줄의 문장에 호소하고 대변하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비교적 재미 있고 진부하지 않게 담아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괴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288쪽이다. 288, 289페이지를 아예 180도 돌려 반대로 써두었는데 책이 잘못 편집된 것이 아니라 앞에 계신 분 보여드리라고 일부러 거꾸로 배치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던지는 위로는 어쩌면 공감과 풍자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현실을 떠나 깔깔 거리면 웃을 수 있는 유머집 같은 느낌이랄까. 좀처럼 생각이 복잡할 때 꺼내보면 좋을 만한 가벼운 책이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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