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처럼 생각하라 - 과학적 사고와 수학적 상상력의 비밀
오가와 히토시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피카소처럼 생각하라


어릴 적부터 피카소의 작품은 여럿 보았지만 단번에 이해했던 적이 드물었다. 그런데 우연히 피카소의 위인전을 접하게 되었고 그의 미술 세계와 영감에 대해 감탄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가 7살 때 그린 그림이었다. 어린이 때부터 자화상을 그리고, 우리가 성인 때 그릴 법한 미술 작품을 그린 것을 보고 이게 바로 천재성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피카소의 창의력을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마침 이런 책이 나와서 신기하고 또 반가웠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알 수 있듯이 작가는 피카소를 소크라테스나 니체와 같은 철학자라고 말한다. 따라서 피카소처럼 생각하는 것이 피카소 철학이고, 그의 창의적인 생각을 어떻게 닮으면 되는지 그 비법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방하는 것부터, 기본을 세우는 법, 끈기를 가지는 것, 양적인 노력, 상식을 깨는 법, 파괴와 창조, 활력을 주는 것, 게르니카처럼 살아가는 법, 희롱하는 것, 사랑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 문장은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은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의문 몇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예를 들어 44쪽이다. 모방은 창조에 필요한 선행 단계지만 과연 모방 단계를 초월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작가는 3단계를 제시한다. 순박하게 받아들이기,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독창성을 보이기가 그 답이다. 다른 것을 모르고 진짜임을 주장하는 일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서술한다. 나는 글 쓰는 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가끔은 일부러 독서량을 줄일 때가 있다. 가끔 표시해 두었던 구절을 은연중에 내 것이라고 착각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느 선까지 모방해야 할지 몰라 차라리 다른 작품을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고, 또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술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창조의 주체가 감내하는 세계와 경험들에 대해 예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한 교양이 별로 없었다. 피카소의 모든 작품을 아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 책은 피카소의 생각 뿐만 아니라 그의 삶, 그의 가치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내용을 덧붙이고 있어 교양서로도 적합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말미에 "어느 인간이나 필요한 세 개의 사랑으로 산다"는 내용이 의미 깊었다. 피카소에 관계되는 세 가지 종류의 사랑을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는 플라톤이 주장한 에로스이다. 플라토닉 러브는 정신적인 사랑을 말한다. 두 번째 사랑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한 필리아이다. 이것은 우애를 말한다. 세 번째는 아가페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가리킨다. 피카소는 많은 여성들로부터 에로스를 구했고 예술가 동료들로부터 필리아를 구하고 손자들에게 아가페를 품고 있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모든 창작에는 세상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자아존중감이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살펴본 피카소는 누가 보아도 타고난 천재지만 노력하는 천재였기 때문에 가히 독보적이지 않았나 싶다. 여느 피카소 관련 서적과 다른 지점에서 서술하고 있어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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