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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세상
이영훈 지음 / 마음지기 / 2014년 12월
평점 :
그림으로 보는 세상
처음에는 <그림으로 보는 세상> 책의 표지와 삽화가 마음에 들어 관심이 갔는데 권장 독자를 보고 확 끌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인 이영훈 씨는 편집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미술 지도 및 미술 치료를 하며 작업의 일환으로 이 책까지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권장하는 대상 독자로 4가지를 꼽고 있는데 성공에 쫓기는 삶에 지쳐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사람, 평범한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 살아가며 얻는 고민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그 내용이다. 나는 여기에서도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되었고 이 책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이 책은 파트4로 나누어져 총 70가지의 자투리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이 책에는 주제의 나열, 주제에 맞는 글과 그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미술전공자였던 작가의 삽화보다는 오히려 그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72페이지 파트2 '고개를 들면 보이는 세상' 편의 첫 글이다. '숫자 12의 비밀'이라는 이 글은 숫자 12가 누군가에게는 충분하고 완전하게 다 이룬 반가운 숫자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두려울 수 있는 상반된 의미의 숫자가 된다고 말한다. 숫자 12가 되기까지 1에서 11까지의 모든 숫자가 필요하듯, 남과 다른 나만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작고 초라하고 잊고 싶을 만큼 아팠던 시간 모두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조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제일 싫어하는 숫자가 8인데 어떤 나라에서는 8이 최고의 숫자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어느 하나도 단순한 의미를 지닌 것이 없으며 모두 일관된 의미를 지닌 것도 아니다. 우리의 삶이 다 그런 것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아주 치명적이고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이토록 의미를 부여하며 열심히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건 바로 책의 이곳 저곳에 새겨진 따뜻한 문장들이었다. 글을 세는 넘버링 옆에는 어떤 이들에게 필요한 글인지 적혀 있었는데 이 책이 건네는 특별한 배려 같이 느껴졌다. 생각지도, 원치도 않는 길을 걷게 된 이들에게 귀한 보물을 얻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건네고, 나만 모르는 내 모습이 걱정되는 이들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글을 전하는 작가와 출판사의 구성 능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영훈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 보았는데 잔잔한 수필집 같은 느낌이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었으며 거창한 기교가 없이 담백하며, 의외성보다는 동질감을 들게 하는 책이라 마음이 따뜻해졌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자존감이 많이 회복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나와 비슷한 입장이던 사람들과 이 다행스러움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