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사람 글읽는 사람 - 과학적으로 읽고 논리적으로 쓴다, 텍스트 메커니즘
구자련 지음 / 다섯번째사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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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인 '글쓰는 사람 글읽는 사람'에 관심이 갔다. 누구나 글을 쓰고 글을 읽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일기를 쓰거나 보고서를 쓰거나 편지글을 쓸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글쓰기의 수준이 달라진다. 이책은 그 지점에 대해 텍스트 메커니즘 개념을 도입해 설명하겠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장석주의 <글쓰기는 스타일이다>라는 책을 읽어보았는데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에 '문장법'에 대해 기술한 두 책을 견주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자면 나 또한 글을 쓰고 글을 읽고, 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책의 효용성에 대해 궁금했다.


일단 이책의 서문에 나오는 프롤로그에는 총 일곱 가지의 소제목이 있다. 프롤로그가 다른 책에 비해 조금 긴 편이었다. 자세한 목차는 8쪽에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첫 번째 실망을 했다. 프롤로그 1에 해당하는 <배경지식은 답이 아니다>에서, 아주 단순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띄어쓰기가 잘못되어 있었다. 텍스트를 다루고, 어떻게 언어를 읽고 쓰는지 말하고자 하는 책에서 그것도 맨 처음 나오는 '답이 아니다'부분이 '답이아니다'로 되어 있어서 출판사와 저자에 대한 신뢰가 한 풀 꺾였다. 그리고 16쪽 본문 제목에서도 틀려 있고, 이어 23쪽'없는것이다'처럼 띄어쓰기가 잘못되어 있거나 굉장히 아이러니하게도 비문이 꽤 있었다. 그리고 프롤로그 끝 페이지 43쪽 마지막 문장은 왜 문체가 높임말고 바뀔까 의문이 들었다. 본문 중간에 들여쓰기가 안 되어 있거나 문장부호의 오용도 적지 않았음을 미리 밝힌다. 교열에 대한 섬세함이 보이지 않아 조금 황당한 기분이 들었지만 우선은 읽어보았다.


이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작가는 프롤로그1에서 독서법, 속독법, 문장론, 글쓰기 방법론 등을 다룬 많은 연구서들에 대해 너무 복잡하거나 때로는 지나치게 생략했다는 지적을 한 바있다.(17쪽) 그런데 이책의 본론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점이다. 이책의 1, 2부는 조금 고루하고 주어 없는 문장들의 나열, 길이를 조절하지 못한 문장, 여느 국어책,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책에 언급되어 있는 개념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그나마 작가가 내세우는 '주고받음 개념' 정도가 두드러지기는 하나, 이역시 문장의 연결을 그럴듯하게 명시한 단어라 크게 참신해 보이진 않았다. 1, 2장을 그렇게 읽고 난 다음 넘어간 3장에서는 <주어, 목적어는 중요하지 않다>의 제목에서 의아했다. 작가의 요지는 한 문장 단위에서 문장 성분을 넘어 모든 차원에서 '주고받음 대상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주고받음 대상 경우의 수'는 문장 성분이 적합하게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파악할 수 있는 요건이었다. 또한 작가의 그 어느 문장에서도 문장 성분을 넘는 것이지, 간과하거나 경시하라고 하지 않았다. 차라리 <주어, 목적어는 중요하지 않다>가 아니라 <주어, 목적어를 뛰어넘는 사고하기> 이런 식의 제목이 되었어야 한다. 그리고 역류나 순류니 하는 추상적인 단어들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더 필요해 보였다. 이책의 대상을 대학생이나 일반인이라고 상정했음에도 불구 내가 볼 때는 1, 2장은 청소년 학생이 주 대상이 되는 것 같았고 이후 3장에서는 독자의 대상이 명확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않았었습니다' 같은 비문들이 눈에 띄었고 도저히 집중적으로 읽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높임말로 시작했던 문체에서 반말 문체로 바뀌고 그것은 한 문단 안에서 반말이었다가 높임말이었다가를 반복한다. 도대체 제대로 퇴고를 하기는 했는지 의문이고, 저자의 집필 자세에 대해 신뢰감이 사라졌다. 작가는 독자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서야 이렇게 형식에 오류가 많을 수 없다. 그것도 문장 형식을 가르치는 책에서 말이다. 이책의 271쪽 마지막 페이지에서까지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나온다. "자전거를 책상에 앉아서 '자전거가 왼쪽으로 기울면 핸들을 왼쪽으로 틀어라'와 같이 공부 한다고 탈 수 없듯이, 반대로 글읽기를 안구운동을 빨리하고 책장을 빨리 넘기는 훈련을 통해서 완성할 수는 없다." 이책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단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아예 비문에 띄어쓰기도 잘못되어 있다. 내가 고쳐보려고 해도 의도도 모르겠고, 완전히 비문이라 손을 못 댈 정도이다. 요컨대 이책의 표지에 "과학적으로 읽고 논리적으로 쓴다"고 되어 있지만 이책 자체가 논리적 서술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책을 읽고 싶어했고, 더욱이 최근에 읽은 장석주의 책과 비교하려고 했던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이책의 표지 뒷면에 아이디를 언급하여 추천을 해둔 여러 네티즌의 한줄평이 있는데 출처도 분명하지 않다. 어느 사이트에서 가져왔는지 모르겠고 아마 아이디의 시작이 전부 ang, blue, psy, na, 등등인 것으로 보아 실제 네티즌이 맞는지 의심된다. 심지어 blue, blu? 두 아이디가 공교롭게 스펠링이 겹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진짜 이책을 추천하는 네티즌이 있다면, 그들이 어느 사이트나 어느 경로를 통해 이책을 보았고 추천했는지 적었어야 한다. 또는 아이디를 밝히거나 메일주소를 밝혔어야 책에 대한 설득력을 보장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책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그런지 좋은 부분도 좋다고 칭찬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우리 북카페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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