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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안에 누구나 작가가 되는 책 쓰기 비법 - 저자가 되어 명예로운 갑(甲)의 인셍을 살아가라!
서상우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책에 대한 욕심이 있고 독서량이 풍부하며 한번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이 책이 주는 귀감은 남다르다. 나 또한 앞에서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었고 글을 쓰는 업으로 밥벌이를 하기 때문에 이책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참담했다.
책 제목이 '두 달 안에 누구나 작가가 되는 책쓰기 비법'이다. 굉장히 구미가 당기는 제목이지만 아무래도 글쓴이와 내가 인식하는 작가/출판/책의 개념이 다른 것 같았다. 책을 노후의 수단으로 삼고 집필을 독려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은 저마다의 특징적인 삶과 에피소드가 있고 그것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것 자체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것이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때 베스트셀러까지 보장할 수 있는 일말의 희망적인 여지까지 일면 인정한다.
그렇지만 작가는 그저 페이지 분량을 채우고 '책' 자체를 낸다는 것, 줄거리의 맥락이나 내실을 다지는 비법보다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출판에 집착한 면면을 서술하고 있다. 이책에서 던지는 책쓰기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 이렇게 책을 쓰라 부추겼을 때 과연 출판 활동이 생산적이라 말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의문들에는 적어도 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쓰기를 하나의 스펙으로 일컫는다면 그 전제가 '유익한' 책이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작가는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이책과 함께 당장 책쓰기를 시작하자고 했지만 나는 이책을 읽는 시간을 허비 시간으로 생각할 만큼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추천도서라고 올려놓은 것들도 정말 이걸 읽고 추천한 게 맞을까 싶었다. 추천하지 않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를 도서를 언급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배두나의 서울놀이를 여행가 참고도서로 언급한 것이나 종교인/운동선수/연예인 참고도서를 보면 그냥 인지도 높은 사람들을 일부 열거한 수준인 것 같다. 작가가 참고 의도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더 좋은 책이 많은데 모르는지 일부러 안 썼는지 알 도리가 없으니 넘어가겠다.) 아무래도 작가는 유명해지기를 바라고, 책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기를 바라고, '저자'라는 명예욕을 바라는지도, 그래서 이런 책을 추천하거나 계속해서 이런 쪽에 치우쳐 일관된 서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책에서 건질만한 게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107쪽에 출간 계획서라던지 157쪽 온라인 투고하는 방법은 아예 정보가 없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이것은 출판 관계자를 알고 지내거나 출판사에 간단한 문의만 넣더라도 알 수 있는 정보다. 또한 출간 계획서는 책의 목적과 장르, 주제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가이드라인 치고도 허수가 있는 편이다.
시대가 달라졌고 책을 써야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아무래도 책을 쓰는 전제부터 글쓴이와 내가 달랐기 때문에 이책을 힘들게 읽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이책은 이 시대에 차고 넘치는 책들의 범람과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며 자신의 경쟁력을 끊임 없이 증명해야 하는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단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를 부정할 건 아니지만 제목에 나온 '작가', 정말 팬층이 생기고,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여 문학계 또는 출판계에 이바지할 '전문작가'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이책은 사실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뭐가 되든 괜찮다는 사유 안에서 내 이름으로 책 한 권 내보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차라리 독서량을 늘이고 필사를 많이 하고, 습작을 많이 하거나 아니면 집필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길 추천한다.
에필로그를 보니 글쓴이는 딸을 위해 처음 책을 냈다고 한다. 차라리 딸과 있었던 글쓴이만의 이야기를 지인에게 이야기하듯 쉽게 쓰는 게 오히려 개인적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문체 자체가 간결하고 쉽기 때문에 수필에 유리할 것이다. 아무튼 이책에 대한 처음, 중간, 끝 어느 부분도 강력하지 못했고 나와 맞지 않아 여러모로 소비적이었고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