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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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오늘날 대표 작가과 문학동네가 힘주어 말하고자 했던 것 때문이다. 바로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합심한 이책의 궁극적인 목적을 상기하면서 나 또한 세월호 사건을 쉽게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으므로 용기 내어 이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각자의 문체로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작가 저마다의 시선과 표현 방법이 사뭇 달랐으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귀결점은 하나였다. 우리는 미안했고 미안하기 때문에 그들은 천천히 잊어야 한다는 것. 이책이 그리 비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책장을 쉽사리 넘길 수 없었던 것은 내용이 어렵거나 내용의 깊이에 따른 문제가 아니었다. 그 익살스럽던 괴짜 박민규조차 담담하게 써놓은 문장들을 보며 감당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고백하자면 나는 텔레비전 속 모든 채널이 세월호 실시간 속보를 보도할 때 두렵다는 이유 또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이유로 언론을 등지고 살았다. 이책을 엮은 문학동네 편집주간 신형철이 말하는 사실에 대한 '대면'과 '응답'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인 나조차도 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책의 출판이 세월호 참사 반 년후에 나온 것 또한 나같이 어리석었던(갖은 이유로 피해다녔던) 사람들을 겨냥해 미안할 일은 더 미안하라, 수치스러울 일은 더 수치스러워 하라는 채찍인 것 같았다. 이성복 시인은 책속에서 '미안함'과 '수치'가 이 참사에서 우리의 윤리를 간신히 견디게 하는 감정인 것 같다고 지적한다. 공감되어 한숨이 나왔다. 박민규가 쓴 "그런 배를 탔다는 이유로 죽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었다. 김연수가 말하는 '무지'에 눈뜨기 위해 김서영이 말하는 '저항의 일상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이책이 나왔다고 확신했다.


보통의 독서에서는 공감이 되면 마음이 흡족한데반해 이책에서는 공감이 될 때 답답하기만 했다.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 명명할 참사를 짚기 위해 나는 이제야 지나간 기사를 찾기 시작한다. 이책이 귀감이 되어 이제야 숱한 기사와 영상을 접한다. 이미 지나간 것들이 돌아오지 않지만 이제라도 자각하고 반성하기 위해 책장을 넘기고 댓글을 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함께 어우러져 살기 위해 숙명적으로 풀어야 하는 매듭, 그것이 바로 세월호 사건이라 자각하면서 여전히 마음이 내려놓지 못했다.


눈먼 자들의 국가는 눈이 멀든 눈을 뜨든, 오늘날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적어도 이 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경우에는 말이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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