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소재원 지음 / 마레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날'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근대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일부 소설과의 차별성을 눈여겨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재원 작가의 이전 작품들을 눈여겨봤던 독자로서 그날이라는 작품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장점은 문장의 간결성에 있다. 문장의 길이가 짧아 맥락을 이해하기에 난해하지 않으며 줄거리를 담아내기에 적합해 보인다. 그러나 유려한 문장이라기 보다는 나열식으로 보여 가독성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졌다. 특히 135쪽에서 위안부를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 또한 진부한 묘사 표현의 연속이었다. 주인공의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인데 여느 소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작가가 공들인 것에 비해 감동의 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줄 수 있는 시사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 당대가 보여주는 악행을 고발하는 측면에서도 이미 문학의 반영론적 성격을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부인할 수 없으니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허심탄회함들이 생긴다. 위안부라는 소재 역시 흥미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진중한 부분들이 있으니 역사적 핵심 소재를 고려한다면 이 작품을 읽어도 좋다.

 

특히 인상깊은 부분은 마지막 재회 장면이다. 영화 클래식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재회 장면은 사뭇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작품 고유의 개성은 없어보인다. 재회 장면이 가장 극적으로 보이기는 하나 74년만에 만난 것 치고는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조금 부족해 보였다. 위안부와 한센병을 다룰 뿐 그 이상의 차별성은 느끼지 못했다. 이 책과 비슷한 소설로는 <날아라 금빛 날개를 타고>가 있다. 이 책과 견주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묘사 측면에서는 맥락이 더 잘 풀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무거운 이야기를 명료하게 서술한 소설이라서 잘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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