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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평점 :
#협찬도서 #서평 #책추천
찰스 S. 코켈(Charles S. Cockell)은 과학자의 무게를 벗고, 택시 안에서 우주와 생명의 본질에 관해 자유롭게 대화한다. 과학 에세이지만, 물리공식도 전문용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택시 기사와의 대화’라는 일상적인 설정 속에서, 독자는 유쾌하게 웃거나 깊이 사유하게 된다. 가벼운 질문에서 시작해 점차 인류의 기원과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 지구 너머의 생태계까지 사유의 지평을 넓힌다.
만약 우리가 외계인을 만난다면, 의사소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이 식별 가능한 소리나 기호를 사용해 소통한다면 다행일 것이다. 외계인의 언어 구조와 정보 처리 방식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심지어 감각을 지각하는 방식도 우리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개미와 인간의 만남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언어적 의사소통 불능의 안개를 뚫고 과학자로서 서로를 이해할 것이다. 우주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관찰과 실험과 비판을 사용해 주변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이해하려는 열망 덕분에 (비록 그런 능력의 양과 적용 범위에서 큰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는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210p
각 장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일상의 질문들이 하나의 과학적 탐구로 승화된다. ‘외계인 택시 기사가 있을까?’ ‘화성은 우리의 행성B가 될 수 있을까?’ 같은 의문들은, 단순하지만 유의미한 질문이다. 코켈은 이를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과학적 논증과 실험적 가능성을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설득력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화제를 전개한다.
"아, 그냥 갈 거예요. 그냥 화성을 보러 가는 거라고요. 실제로 가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요!" 그러면서 다시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며 마치 화성을 찾는 듯이 하늘을 훑어보았다. 어쩌면 여러분도 이 택시 기사와 같은 생각일지 모른다. 아니면 버킷리스트에 지구상의 모든 대륙을 방문하겠다는 목표를 적어 놓은 여행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화성인들 왜 못 가겠는가? 이것은 화성에 가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113p
특히 인상적인 것은, 과학자 특유의 냉철함에 갇히지 않고, 오히려 상상력과 유머, 철학적 통찰을 넘나들며 우주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는 전문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의 태도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과학을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삶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 일상의 틈에서 철학적 대화를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특별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도서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