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 - 엄마와 딸, 서로를 향한 마음을 이해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남현주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1월
평점 :
귀욤귀욤 사랑스럽기만 했던 딸이 어는 순간 사춘기가 다가오면서 엄마와 서서히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터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엄마인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사춘기 딸과 서로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해서 남현주 작가님의 에세이 『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라는 책을 읽어봤어요
1부 사춘기가 왔다
2부 우리는 모두 처음
3부 사춘기와 갱년기
4부 오늘 밤에도 어느 집 거실에서는
『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의 목차만 봐도 사춘기 자녀를 키우며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는 갱년기 부모의 입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살짝 예상이 됩니다. 저자는 어떻게 사춘기 소녀와 부딪치는 다양한 상황을 대처하고 해결해나갔는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겨봅니다.
당장이라도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었다. 그게 가능한 일이었다면, 쉬운 일이었다면, 그 새벽에 나는 진짜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방금 나온 아이의 방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이의 방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조용함에 나는 더 서러워서 꺽꺽 소리를 내며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내 울음소리에 아이가 나와서 사과했다면 화가 덜 났을까? 서러움이 덜했을까? 사실 아이와 대화하려 했던 한 시간 동안 울고불고 소리를 지른 건 나였지, 아이가 아니었다.(p15)
하지만 이날 새벽, 내가 오열까지 했던 건 아이가 나를 속이고 새벽까지 게임은 해서도, 잠을 늦게 자서도 아니었다. 아이가 내가 묻는 말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나를 째려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왜 이시간까지 게임을 하고 있니? 이렇게 몰래 게임을 하니까 재미있어? 너 벌써 고 2야, 고 2. 다른 애들은 이 시간까지 공부할 텐데, 너는 게임이 하고 싶니? (한숨) 그리고 내가 너한테 공부를 하라고 하든? 그저 잠을 충분히 자라고 애기하는 거잖아. 너도 알잖아? 잠 못 자면 학교에 가서 조는 건 너무 당연한 거고. (한숨) 공부는 포기한 거야? 그런 거야? 그럼 학원은 왜 계속 다니는 건데? 그냥 게임이나 하면서 살면 되잖아? 학원비 아껴서 나중에 너 독립할 때 목돈 만들어줄 테니까! 공부한다고 말을 말든가. 이렇게 몰래 숨어서 게임이나 하고 있으니.(한숨)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나는 감정이 복받쳤고 기어이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울면 따라울던 딸아이가 그날은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그저 울고불고하는 나를 눈에 힘을 빡 주고 쳐다볼 뿐이었다.(p.q7~18)
이 책을 몇 장도 넘기지 않았는데 저자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오버랩되었어요.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겪고 있는 일들인 것 같아요. 아들과 딸을 떠나서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정말 좋아합니다. 우리 집의 사춘기 딸도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관심 있게 들여다봤더니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오버워치, 발로란트, 베그 등 총칼을 가지고 싸우는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으니 게임을 많이 안하지만 방학 중에는 늦은 새벽까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며 방학이니 게임을 계속하게 나둬야하는지? 그만하고 자라고 잔소리를 해야 하는지? 잘못하면 사춘기 자녀와의 사이가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아이에게 말 한마디를 하는데도 고민을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부모는 언제나 아이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나도 그랬다. 아이가 속상한 이야기나 친구 흉이나 성적에 대한 고민을 애기하면 비판 없이 들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그런 말을 하자,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안 들리고 거친 표현과 욕설에 신경이 쏠려서 잔소리하기 바빴다. 물론 상담 선생님에게는 공손하게 말했을 것이다. 아이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을 테니 말이다. 아이가 부모를 무시해서 일부러 말을 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편하니까 친구한테 하듯 말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잘 알면서 그동안 왜 사춘기 아이와 잘 지내지 못했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게 궁금하다. 수많은 책을 읽고 강의를 보고도 왜 사춘기 아이가 버겁기만 한지, 이론은 빠삭한데 실천은 왜 이렇게 힘든지, 나도 잘 모르겠다(p.33~34)
우리는 언제나 아이와 친구처럼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자녀가 부모와 점점 대화를 하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입장 때문에 10대의 입장에서 대화하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잘 들어주다가 어느 순간 자녀에게 훈수를 두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혹시나 아이가 잘못될까 봐 잘못된 판단을 하고 행동 할 까봐 한마디 두 마디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잔소리가 사춘기 자녀와 대화가 줄어들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요.
저자도 사춘기 아이의 증상을 해결해 주고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도 받고 많은 사춘기 전문가들의 책을 읽고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며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도 공부하며 사춘기 자녀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며 자녀의 눈높이에서 소통이 시작되었데요.
우리는 모두 자녀의 사춘기도 갱년기도 처음 겪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의 엄마들이 아이와 다투고 나면 후회하고 남몰래 혼자 방에서 눈물을 흘리듯이 저자도 사춘기 딸을 키우며 사춘기 자녀를 붙잡고 방법을 몰라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춘기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합니다. 부모의 말투를 바꾸면 된다. 무시하지 않고,. 무턱대고 혼내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아이에게 힘이 되고, 위로 되고, 꿈과 신뢰를 주는 그런 말투로.
『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는 에세이로 저자가 사춘기 자녀를 키우면서 처음 겪게 되는 일들과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기 위해 부딪히고 노력해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오버랩이 되며 웃음도 나오고 저자가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전문가들의 이론적인 내용이 아닌 갱년기 엄마가 사춘기 딸과 겪게 되는 다양한 과정과 풀어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 동시대의 사춘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를 주는 것 같아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추천합니다.
#에세이 #사춘기딸갱년기엄마는성숙해지는중입니다 #설렘 #남현주 #자녀교육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