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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새벽이 ㅣ 샘터어린이문고 78
허혜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줄거리요약]
주인공 새벽이는 열세살의 남자아이다.
새벽이는 그냥 흔한 사람이고 싶어하고, 여러사람속에 '숨어야' 편한 아이이고, 자신이 특별한 구석이 없는줄로만 안다.
어딘가 늘 주눅이 들어있고 자신이 뭔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열세살의 생일. 친구 수지의 아버지가 지휘자로 있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생일날에 초대받게 된다.
공연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은 모짜르트의 곡.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직."
이 곡의 연주를 들으며 새벽이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과거로 돌아가, 태초시절의 자신를 만나게 된다.
엄마의 뱃속에서 듣는 나를 둘러싼 모든 이야기들.
엄마 뱃속에서 들려오는 모짜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직.
그리고 이어지는 여러 대화들.
"아무래도 고추 같은데."
"네? 뭐라고요? 고추가 보인다고요오오?"
"그런게 어딨어요! 오개월이나 되었는데."
"음, 다시 한번 찾아서 확실히 봅시다."
"아들은 안 된다고요!"
아기는 두 허벅지를 오므리며 딱 붙였다. '그것'이 안보이도록. 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지나간일과 다가올일을 잘 맞추는 사람이 새벽이 엄마에게 건넨 말. 아들을 가지면 뱃속에서 잘 못될거라는 말에 꼭 딸을 바란 새벽이 엄마다.
앞서 세번의 유산이 있었고 공교롭게도 모두 아들이었어서 그 말을 더 철썩같이 믿었다.
그리고 새벽이가 오개월이나 된 지금도..
의사 선생님은 절대 부정적인 생각, 부정적인 말을 하지말고 남은 오개월동안 잘 지내면 오개월 뒤에는 멋진 아들을 품에 안게 될거라고 했다.
앞선 슬픈 경험과 누군가의 말이 들어맞는것 같아서 두려웠지만 엄마는 나쁜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뱃속의 새벽이와 엄마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놓이게된다.
그렇게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이어진 엄마의 독백과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과의 말을 들으면서 뱃속 새벽이는 삶의 경계에 놓였다.
간호사들이 안타까워 웅성거리는 소리에 들리는 의사선생님의 호통.
"혹여라도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고. 산모는 점들어도 아기는 깨어 있다고."
"새벽까지만 버티면 이 아기는 살 수 있다고!"
뱃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밤새 이겨내고 새벽이 오니 정말 기적같이 좋아진 뱃속의 아이.
"축하해요. 산모님. 아기가 고비를 넘겼어요."
"이 아기 이름은 새벽이에요, 새벽이!"
칠흙같은 어둠과 아픔을 이기고 태어난 자신을 마주한 열세살의 새벽이가 태초의 자기에게 말을 건넨다.
"이제 세상에 나가면 여기보다 더 많은 소리를 듣게 되고, 보게 되고, 배우게 될 거야. 좋은 것들도 있지만 지금 네가 가진 것을 잊어버리기도 할 거야."
뱃속에서 고비를 이겨낸 세상을 마주할 태초의 자기에게 격려를 한다.
아기와 이야기를 나누며 예전의 자신과는 달라진 나를 발견한 열세살의 새벽이.
그늘진 곳이 웅크리고 있던 숨은 소년은 빠져나가고, 원래 있던 '빛의 소년'이 쑥 자란 것 같은 자신을 마주한다.
아기는 세상으로 나가고, 첼로와 바이올린의 힘찬 소리에 열세살새벽이는 눈을 뜬다.
다시 수지와 엄마, 이모와 함께 있는 공연장이었다.
기이한 경험의 꿈 때문인지 다시 태어난 느낌을 받은 새벽이.
살아있고 "지금 여기"에 나로써 존재하는 것이 커다란 기쁨으로 느낀다.
[감상평]
작가의 말을 읽어보았더니 책속의 새벽이와 생일도 같고 태명도 복순이었다가 복돌이로 바뀐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공부가 벅차서 늦게 자는 날이 많고, 아침엔 허둥지둥 등교하는 날이 많은 아이.
주말엔 아침조차도 일어나지 못할때에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거니?"하는 뾰족한 말을 건네는 어른.
그 어른은 창밖의 봄의 이파리들을 마주하고서는 뾰족한 말을 회초리로 쓰는걸 멈추기로 한다.
"우리가 마음을 바꿀 때, 우리의 모든 신경세포가 그에 따라 반응하지. 두뇌도, 호르몬도, 오장육부도. 결국은 우리를 둘러싼 이 모든 세계가 그 마음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이 책속의 새벽이 처럼 세상밖에 나오며 '진짜 나'를 잊고사는 우리들.
우리는 모두 멈출 수 없는 커다랗고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태초의 나를 기억할 순 없지만 한번 생각해본다면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부모인 나는 아이에게 한번 더 아이에게 뱃속에 있을때 아이를 처음 만났을때의 이야기를 건네 줄 수 있었다.
또 부모인 나는어른으로서도 잊고 산 태초의 강인했던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작가님이 건네주신 '새벽'이 칠흙같은 어둠을 지울 수 있는 책이다.
우리안에 존재하는 마음. 그 마음속에 깊이 박힌 생명력의 원천을 기억한다면 '지금 이 순간'이 늘 중요하고 감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순간을 되찾게 해주고 따스한 숨결을 건네주는 책.
일상에 지친 아이들은 물론 그 부모님께도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