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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이면 어때 -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다
이경용 지음 / 담다 / 2023년 5월
평점 :
[책소개]
예전에 소개한 책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의 저자 남편분이 쓰신 책이다.
부산에서의 생활을 접고 거처를 제주로 옮겨 제주살이부터, 영천으로의 이사.
또 거주지를 옮기면서 생계를 위해 해보지 않았던 일용직 일을 하며 삼남매를 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작가의 삶이 책의 글자에 그대로 녹아 있다.
꾸밈도 없다.
세 아이의 아버지라고 세상이 그저 쉽기만 했을까?
직장을 그만둘 때, 제주로 이주를 할 때, 제주에서 일용직 일을 처음 시작하던 순간.
모든 것들의 처음과, 처음 이전에 두려움을 비롯한 무수한 감정들을 통해 잠시 가장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10년간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회사를 그만둘 때에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른곳으로 이직 계획이 정해졌다거나 다른 분야의 공부를 시작한다거나 계획이 있어서 직장을 그만둔 것은 아니다.
그저 살아온 날보다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기에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하나로 결심한 일이다.
가족부터 주위 지인들이 아무도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누구도 이해시킬 수 없는것을 알게 된 그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그렇게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마주하게 된 일용직 일감들.
생계를 위해 시작한 칼국수집 설거지부터 타일 조공일, 토목 공사 현장일 등을 해나가며 마흔이 넘어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하고나면 그 다음부턴 자연스럽고 두려움은 없다는 것도 깨닫는다.
또한, 여러 일을 할수록 중요한 건 체력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힘든 일상이 있어도 언제든 운동을 생활화 하는 사람이 되었다.
일용직을 하며 또 얻은 것은 평일의 즐거움이라 한다.
그렇다고 일용직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 말한다.
"직장인에게 시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일용직 노동자에게는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일용직이면 어때 p.150중에서"
일용직 노동자는 언제든 원하면 쉴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쉬기만 한다면 경제적으로 궁핍해진다.
이 부분을 읽으니 하루 루틴과 운동에 대한 것들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사람은 모름지기 본능에 의해 편한 것에 안주하려는 습성이 있다.
편하면 한없이 편하고 싶은 것이 사람인지라, 어디에 매여 일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일상을 촘촘히 가꿔나가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책 속에서 저자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기를 가꿔나가고 가정도 가꿔나간다.
단순히 하루 일해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생활 말고,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는 사람이 되었고, 책방을 열어 운영하기도 했었다.
가족과 트래킹을 하고, 지역 달리기모임에 참여하며 하프마라톤까지 완주한 마라토너가 되었다.
평범한데 평범하지 않은 삶이다.
누군가는 정말 평범하다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과 일용직일의 균형을 찾고, 그 균형속에서 나와 가정을 변함없이 가꿔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를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 본성에 대해 알 수 있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무수히 나를 거르고 가로지를 수 있어야 한다.
연어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이 책을 읽고나니
죽은 물고기는 배 내밀고 떠밀려가지만 살아있는 물고기는 작은 송사리라도 위로 올라간다며 떠내려만 간다면 사는게 아니라는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가 이 문명사회에서 그냥 떠밀려갈 것인지, 아니면 힘들어도 역류하면서 가고자 하는 물줄기를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네. 다만 잊지 말게나. 우리가 죽은 물고기가 아니란 걸 말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p.111중에서
저자는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시려나.
아이넷을 홈스쿨링하며 자연을 벗삼아 그렇게 살아가더라도 한번도 그저 떠밀려간적이 없는 삶.
힘들어도 역류하면서 가고자 하는 물줄기를 찾는 삶.
저자와 가족들에게 먼 곳에서 많은 응원을 보낸다.
나도 나만의 물줄기를 찾으며 그저 떠내려가는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