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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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대해서는 까막 눈이 제가 이 책을 읽자 건축학과를 나와 지금은 시청 공무원생활을 하고 잇는 친구가 신기해하면서 물어보네요.
"구마 겐고를 아느냐고?" 당연히 나는 모르지라고 대답하며 제가 물어봤어요. "이분 유명하니?"
친구는 제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10분 동안을 쉬지 않고 이야기해주더군요. 갑자기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도 했지만 책 읽을 흥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도움삼아 어렵게 느껴지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이 많다는 사실이 세삼 부럽고 놀라웠습니다.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7명이나 배출해서 살짝 기분 상하기도 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겐고는 아직 그 상을 수상 못했지만 앞으로 이 상을 받을 유력한 후보자라 꼽히는 분이니 유명하신 것 같네요.

"건축가는 상대를 내려다보며 일을 고르는 엘리트가 아니라 매번 레이스에 나서야 하는 경주마" 라 묘사한 겐고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쉴 새 없이 달린다." 고 적었습니다. 왜 그의 별명이 '경주마'인지 알 것 같네요.
중 국, 프랑스, 한국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하루걸러 다른 나라에서 아침을 맞는 겐고의 일상은 국경의 틀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여행자의 삶을 닮았습니다. 건축가로 걸어온 긴 일생의 여정과 생각을 담은 '나, 건축가 구마겐고' 는 첫 자서전이자 세상을 개척하는 이에게 던지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이 책은 겐고가 자신의 35년 건축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무게 잡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집중력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작음, 약함, 자연스러움' 등의 건축철학을 주장해온 겐고는 데뷔작 M2의 쓰디쓴 실패부터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공공건축물 아오레나가오카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인 건축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건축 생태계 지형과 함께 설명합니다.  건축이야기와 인생이야기가 적절하게 안배가 되어 있어서 전문서적이 느낌이 아닌 인생 전반에 대한 삶의 이야기여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솔직한 글들을 통해 약간의 삐딱함도 느껴찌낀 하지만 시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어서 참 좋습니다.

아마 건축학도라면 필히 일을 도서같은데 비전문가라도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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